점심시간에 혼자 있는 게 더 편할 때

by 게으른루틴

회사에서는 누군가와 밥을 먹는 게

당연한 문화처럼 여겨진다.

함께 가자고 묻지도 않아도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자리가 차고,

자리마다 익숙한 웃음과 어색한 눈치가 깔린다.


하지만 나는 가끔, 아니 사실은 자주

혼자 밥을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조용한 구석에서

말없이 밥을 씹고,

생각이든 멍하든, 내 속도로 점심을 보내고 싶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오전 내내 회의에서 말이 많았고

누군가의 말에 속으로 상처도 입었고,

내가 왜 거기서 웃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되었을 땐

누가 뭐라 하기 전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혼자 밖으로 나왔다.


작은 분식집 한 켠에 앉아

김밥을 한 줄 시키고,

국물 있는 라면을 함께 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목을 지나가면서

내 마음의 매듭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도 좋지만,

그게 꼭 의무가 되면 숨이 막힌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점심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가끔은 혼자인 게 더 편한 날도 있다는 걸,

나 자신부터 이해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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