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눈을 떴다.
알람 소리가 너무 커서 알람을 끄려는 순간,
몸이 따라오기 전에 정신부터 어지러웠다.
눈앞이 뿌옇다.
시계를 보며 일어나야 한다는 걸 알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지 않았다.
‘5분만 더, 10분만 더’
하루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몸은 침대에서 나왔고,
세수라도 하러 가야 했다.
하지만 세수를 해도 눈앞은 여전히 뿌옇고,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그중에 몇 가지는 이미 빼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은 사라지고,
‘오늘도 똑같이 지쳐가겠지’라는 불안감만 커졌다.
다시 한번 시계를 보니
출근 시간이 다가왔다.
가방을 챙기고,
지하철을 타야 했고,
업무의 무게를 또 한 번 떠안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출근 전에는 늘 마음이 뿌옇게 흐려지는 걸까?
지하철에서,
사무실에서,
일이 시작되면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아직 마음은 한없이 멀었다.
출근은 했지만,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을 놓아두고
그냥 따라가는 중이었다.
이런 날에도
나는 출근을 한다.
마음이 뿌얘도,
몸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