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계란말이

by YEON


퇴근 후


현이의 가방을 정리하며


"어? 혀니 과자 안 먹었네?"


했더니


엄마가


"응. 현이 오늘 내가 해준 계란말이 먹었다!"


"잉?"


"계란말이! 내가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갔거든. 애가 배가 고팠는지 맛있다면서 잘 먹더라!"


"어... 어디서 계란말이를 먹었는데요...?"


계란말이 먹는 자리가 있어..?


"학교 앞에 조금 걸어가면 벤치 있다 아니가. 거기서 둘이 앉아서 먹었지. 맛있어요 맛있어요 하면서 다 먹고 내일도 또 해오세요 하더라"


엄마는 현이의 모습이 다시 생각났는지

귀여워죽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현이는 이제 1학년으로

늦게 끝나는 날은 3시 30분 하교인데

배가 고플까 봐

내가 항상 과자를 하나씩 가방에 넣어주었는데,,


계란말이...?


그건 반찬 아냐?


엄마가 계란말이를 해서 학교를 갔다?




엄마는 항상 바빴다.


맞벌이 었고,


엄마는 나름의 다른 책임감으로 열심히, 바쁘게 살았더랬다.


나는


한 번도 엄마가 학교에 온 적이 없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와준 적도 없고


아무튼 간에 나를 데리러 와준 적이 없다



나는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오는 다른 엄마를 본 적이 있고

야자 끝나고 위험하다고 데리러 오는 다른 아빠를 본 적도 있고

수능날 우리 딸 고생했다며 안아주는 다른 엄마를 본 적도 있다.



부러우니까

그런 게 부러우니까


내 경험이 아닌데도

내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었는데...





엄마랑 현이가


벤치에 앉아서 계란말이를 먹었다고?


....


내 마음속에 현이와 엄마가 그려진다.


배고팠던 현이는 오물오물 열심히 먹었겠지


엄마는 옆에서 물병을 들고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현이만을 바라보며


천천히 먹어라 천천히 먹어라


오물오물


오물오물



와 - 앙!


나두


그 계란말이를 한입 먹은 것 같은 기분이다.




현이의 경험은


나의 경험이 되어


오물오물 오물오물



"... 그랬어? 고마워 엄마 ~ "



keyword
이전 10화어부바 어부어부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