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첼로협주곡 제1번
클래식 음악가 중에서
누구를 본받고 싶냐고
묻는 다면 저는 주저 없이
‘하이든’이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그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은
천재 음악가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음악이라는 한 분야에 있어서
정말 꾸준히 다작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를 ‘성실함의 천재’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에스테르하지 귀족 가문에 취업하여,
쉬지 않고 작품을 써 내려갔죠.
이제 중년에
막 글쓰기를 시작한 저 역시
하이든의 ‘끊임없는 창작 정신’을 배워
말년까지 저만의 글쓰기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게다가, 하이든은
남다른 ‘독창적 센스’를
가지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기보다는
창의적 퍼포먼스로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했죠.
‘놀람교향곡’에서는
곡 중간에
갑자기 큰 소리의 음을 내어
청중을 놀라게 했어요.
졸고 있는 청중을
음악적 센스로 깨운 것이지요.
‘고별교향곡‘ 역시
하이든의 유쾌한 성격이
잘 드러납니다.
하이든은 오케스트라의 리더였어요.
휴가를 바라는
오케스트라의 단원들과 자신을 위해
음악 마지막에
자리를 한 명씩 뜨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죠.
결국 원하던 휴가를 받아냅니다.
원하는 걸 직접 이야기하면
얼굴을 붉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하이든이 사회생활 만렙의 모먼트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이런 센스는 참 배우고 싶어요.
이러한 유쾌한 다작의 센스왕
하이든의 곡 중에서
저는 첼로 협주곡 제1번 1악장과
마음이 잘 맞습니다.
https://youtu.be/Lc8bH8Sme6E?feature=shared
첼로를 배우고 있기도 하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귀에 착 붙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곡이 가볍게 흐르면서도
중간중간 첼로가 묵직하게
자유롭게 날뛰는 음표들을 누르면서
안정감을 줘요.
이 곡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유쾌한 자유’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매력적인 이유는
흐르는 멜로디에
내 경험의 선율을 더하면
음악의 감동이 배가 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감정을
선물해 주죠.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1악장과 어울리는
저의 ‘유쾌한 자유’를 뽑으라면,
‘한여름의 나 홀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햇볕 쨍쨍 뜨거웠던 그 해 여름,
오로지 내 마음에 집중하며
혼자 2박 3일을 여행했어요.
쉬고 싶을 때 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보고 싶을 때 보는 모든 여정이
유쾌하고 의미가 있었어요.
발 닿는 데로 걷다가
발견한 예쁜 골목,
전공으로 만났던 작가와 글귀,
시원한 맥주 한 모금,
고요하고 한적한 바닷가,
동서양이 조합된 멋진 풍경.
모든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하게
마음속 깊이 남아 있죠.
나 홀로 여행하며
끊임없이
내 마음속의 나와 소통하며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어요.
첼로협주곡의
첼로 선율이 내면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즐겁기도 하고,
고민이 묻어나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며
방향성을 찾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도
주제선율을 반복하여 들려주면서
‘이게 바로 나야.’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여행 속에서
제가 제 자신에 대해
알아갔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