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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여행자가 됐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by 구른다

나: 얼마나 더 걸어야 해?

친구 : 한 30분 정도?

나 : 별로 안 머네 이야기하면서 가자!


그들에게 걸어서 30분은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하는 동네 한 바퀴와 같다.

우리는 오늘도 걷습니다.



- 뚜벅이 여행자가 되기까지


여행을 결심한 두 남자는 사회 초년생이다. 사회로 나온 두 남자는 어렸을 때부터 탑재한 역마살 DNA를 뽐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여행은 기차여행이다. 여행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여가 활동이다. 아뿔싸! 두 남자에게는 돈이 없었다.


여행 준비 과정에서 그들이 발견한 희망은 '내일로' 프로모션이다. 내일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 중 하나로 저렴한 가격으로 열차를 3~7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2019년 내일로 상품에는 고속철도(KTX)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용가능한 가장 빠른 열차는 ITX-새마을호였다. 그때부터 우리는 단련됐다. 기차를 통해 3시간 이상을 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었다. 그렇게 두 남자는 기차를 타고 첫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두 남자가 선택한 첫 뚜벅이 여행지는 전주 - 익산 - 광주 - 순천 - 부산이었다. (다음 주 연재 예정)]

사실 뚜벅이 여행자가 된 2가지 이유는 두 남자 모두 운전 면허증이 없었고 여행을 위한 넉넉지 않은 자금력 때문이다. 아마도 둘 중 한 명이라도 운전 면허증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남들과 구별되는 뚜벅이 여행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그들은 자동차를 몰며 대한민국의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가 됐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뚜벅이 여행자가 되었고 지금 까지 두 발로 걸으며 여행을 하고 있다.




- 뚜벅이 여행의 매력을 위해서라면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2~3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나 여행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을 쏟는 행위다. 따라서 뚜벅이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하루라도 빨리, 특히 신체 나이가 젊을 때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이 삶에서 가장 젊은 순간임을 기억하라!)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뚜벅이 여행자는 힘들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2. 사전 정보 습득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시간표, 운영시간 등등)

3. 갈 수 있는 관광지 수가 제한된다.

4. 힘들다. 체력 소비가 크다.


이외에도 힘든 이유를 찾는다면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남자가 뚜벅이 여행자가 된 이유는 여행을 통해 느낀 성취감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기차를 타고 타도 도착하지 않아 여행지를 도착하기 이전에 지친 나날들이 많았다.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의 멀미, 인터넷도 안 되는 산골을 지나가는 기차, 유령도시 같은 여행지의 첫 느낌 등등 이것이 여행인가?라는 순간이 적지 않게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은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불안과 의문점을 없애주기에 충분했다.


SNS에 유행하는 맛집, 여행지로 소문난 지역을 갔을 때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면 뚜벅이 여행을 추천한다. 내 발로 그 지역을 돌아다닌다는 그 순간부터 나의 여행 스토리는 시작된다. 누군가에 이끌려서 가는 여행이 아닌,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여행이 아닌 지역의 정취를 느끼고 나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쉬기 위한 여행, 힐링을 위한 여행을 원한다면 뚜벅이 여행은 금물이다. 다만 여행을 통해 지역의 스토리를 알아가고, 평상시와 다른 감정을 얻어가고 싶다면 노력을 통해, 불편함을 동반하여 뚜벅이 여행자가 되기를 권장한다.





다음 이야기 : 2019년 두 남자의 첫 여행기 <전주 - 익산 - 광주 - 순천 -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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