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템플스테이 기행

인왕산 깊은 자락에 위치한 ‘금선사’를 아시나요?

by 별방구


때는 바야흐로 2022년 7월

인왕산 숲 속 깊은 곳에 위치한 ‘금선사’에서의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어느 날이었다. 자연의 고즈넉함으로 가득한 그곳에서 템플 스테이를 하며, 보고 느낀 하루의 기록을 나누어보려 한다.






금선사 템플스테이에 대하여

우연히 종로건강복지센터에서 종로구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진행하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경복궁역에서 버스로 15분만 가면 정말 강원도 산골에나 있을 법한 맑은 계곡과 산에 둘러싸인 '금선사'라는 절이 나온다. 그곳에서 템플스테이가 진행되었다. 내가 참여한 템플스테이는 반나절동안 진행되는 코스였다.

아침 11시까지 금선사에 가야 해서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에서 내린 후 7분 정도 산을 오르면 금선사가 나온다. 가는 길목에 이렇게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른다.

산 중간에 이런 비석도 있다. 정수리에 동전을 두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 행운이 담긴 비석인 것 같다.

금선사 내국인 담당 직원 분께서 절 곳곳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해주셨다. 처음에 금선사 입구로 가서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걱정과 근심들을 이곳 금선사 문에 두고 들어가라고 하셨다. 쉽진 않았지만, 그곳에 놓기 위해 툴툴 털며 들어갔다.

어떤 할머니께서 직원분께 저 멀리 인왕산 아래쪽에 초록색 건물이 무엇이냐고 물으셔서 나도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그 할머니께서 이 동네에 40년 넘게 살았는데, 그 건물은 처음 본다면서 매우 궁금해하셨다. 나도 너무 궁금했는데, 끝내 초록색 건물조차 찾지 못했다. 다음 코스로 가야 해서 미련을 남긴 채 발걸음을 옮겼다.

1 급수 계곡물이 흐르는 금선사이다. 정말 깊은 계곡 속까지도 훤히 다 보일 정도로 물이 투명해서 너무 신기했다. 발도 담그고, 물놀이도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만큼 시원해 보였는데, 환경을 위해 꾹 참았다. 잠시 저 약수물도 한 모금 먹어보았는데, 수돗물과 달리 쓰지 않고 달았다.

초록나무들에 둘러싸인 금선사의 모습.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도 평안해지고 좋다.

야무지게 먹는 낭랑 20세의 모습

한 시간가량 절을 둘러본 뒤에 맛본 꿀맛 같은 점심식사. 메뉴는 나물비빔밥과 미역오이냉국, 수박이었다. 비빔밥도 냉국도 정말 맛있었다. 이날 무지 더웠는데, 수박은 진짜 최고였다. 그래서 나는 수박을 네 조각이나 먹었다. 욕심부리면 안 되지만.. 너무 맛있어서 조용히 남김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다 먹은 뒤에 자기가 사용한 식기는 직접 세척했다.

그리고 차와 간식도 주셨다. 방울토마토와 생강절임, 인절미 과자가 제공되었는데, 생강절임과 인절미 과자가 정말 맛있었다.

밥을 먹은 뒤 염주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한 사람당 이렇게 염주알갱이와 실이 담긴 바구니를 하나씩 받았다. 그리고 염주 알갱이 하나하나를 직접 세면서, 108개를 끼웠다. 108개에 담긴 의미는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이 모두 108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목걸이 만들기를 자주 하는 나는 제일 먼저 염주를 완성했다.

마지막 매듭은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는데, 이렇게 열심히 옆에서 보며 염주를 완성했다.

그리고 스님과의 싱잉볼 명상과 차담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누워서 눈을 감고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했다. 어떤 젊은 남성분께서 눕자마자 코를 골면서 주무셔버려서 명상에 집중하기가 좀 어려웠다. 함께 온 동반자 분께서 그분을 깨우려고 하니까 스님께서 깨우지 말고 놔두라고 하셨다. 그런 스님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깊은 사람이 되어야 할까?

스님께서 주신 조청한과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차담을 나누며 자신의 연애담을 얘기하면 이런 108배 컬러링 북을 선물로 주셨다. 안타깝게도 소유한 연애담이 없는 나는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다음에는 꼭 연애담을 가지고 오라고 하시면서 컬러링북을 선물해 주셨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와 달리 성종 왕의 설화가 담긴 다른 길로 내려왔다. 설화가 담긴 길은 정말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진 동굴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면 더 크고 넓은 계곡이 펼쳐졌다.

종로에 이런 곳이 있는지는 몰랐다. 엄마랑 산책하며 길상사에 다녀올 때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템플스테이를 한건 처음이었다. 잠시였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사로운 생각이 아닌 정말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며 쉬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스님께서 불교는 자존감이 높아지는 종교라고 하셨는데, 템플 스테이 끝나고 길을 내려오며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유익하고 재미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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