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기행 in 종로와 중구

솔직하고 담백한 주민피셜 맛집 모음

by 별방구

종로토박이의 종로와 중구의 맛집 추천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이지만, 나름의 주민피셜이 담긴 맛집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올해 3월, 겨울의 추위가 가고 입맛이 스리슬쩍 고개를 내밀던 어느 날. 자칭타칭 미식가이자 먹짱으로써 먹고 기록해 둔 맛집 리스트에 지극히 개인적인 맛표현을 더해 담아보았습니다.


chapter. 1

입구부터 맛집의 기운이 느껴지시나요~?

이번 미식기행의 첫 번째 소개할 곳은 을지로 대림상가 옆에 위치한 좁다란 골목 틈에 자리한 ‘대성식당’입니다. 책방 퇴근시간 즈음에 배가 고파 근처에 맛집을 알아보다 발견하여 후다닥 가보았어요.

6시 정각에 갔더니 앞에 웨이팅이 3팀 정도 있어 한 15분 정도 기다리다가 들어갔어요. 가만히 서서 기다리면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 같기 때문에 을지로 골목 한 바퀴를 돌고 왔답니다. 막상 자리에 앉으면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아주 빠른 편이에요. 밑반찬은 낙곱새에 곁들여 먹기 좋은 콩나물과 무생채를 포함해 3개가 나옵니다.

저는 낙곱새 2인분 (소)에 차돌을 추가한 세트였어요. 세트를 하면 밥이 포함되어서 함께 나오고, 약간의 곱창 사리도 추가한 상태랍니다. 이 정도가 기본 1인분 먹는 사람 둘이 먹기에 딱 맞은 양이라 사리 추가 없이 먹으면 아쉬울 수 있어요.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니 참 맛나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매콤한 볶음 요리를 좋아해서 평소에 낙곱새 맛집을 찾아서 꽤 여러 군데를 가보았는데, 여기 진짜 맛집이에요. 낙곱새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개운하면서 속에 내용물들이 무척 신선해서 조화가 좋아요.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이런 맛집이 있다니 행운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밑반찬 간이 좀 많이 짰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낙곱새 자체가 너무 맛있어서 재방문 의사 많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엄마 손 꼭 붙잡고 다니는 25살

잘 먹고 나서 날씨가 걷기 딱 좋아 소화시킬 겸 걸어주었어요. 이날은 3월의 마지막 주의 밤이라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추위가 가시면서 산책하기 참 좋은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이날을 기점으로 정말 봄이 오나 보다하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의 유딩 시절부터 공사를 하던 이곳은 오랜 시간이 흐르고,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야 공사가 끝이 났어요. 그곳을 산책하는 기분은 뭐랄까~ 그냥 걷기 좋다는 생각뿐.. 혜화에서 산책 코스 찾는다면 단연코 창경궁 돌담길을 추천해요. 예전에는 그 끝에 꼭 터널을 지나야 했는데, 이젠 이 산책로가 오후 10시까지 개방이 되니까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할머니가 주신 강화도 밤을 쪄서 먹으며 한컷


chapter.2

자자 두 번째 미식기행은 바로 청진옥. 하 처음부터 너무 강력한 곳들만 소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운 듯, 고민스럽지만 이미 너무나 유명한 곳이기에 이어가 보겠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속이 뜨끈하니 든든해지는 곳으로 종로의 단연코 top5 안에 드는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5살 적부터 엄마의 추억 따라오던 곳인데, 그땐 건물이 여기가 아니라 르미에르 빌딩에 있었어요. 아마도 이게 3번째 이전인 걸로 아는데, 점점 커지는 규모만큼 얼마나 맛집인지 아시겠죠,,

사실 이날은 저의 또 다른 소울푸드 수제버거를 먹으려다가 날이 생각보다 너무 추워서 나도 모르게 청진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 상황이었습니다. 역시나 선택은 탁월했다. 뜨끈한 국물이 추위에 약해진 몸을 단디 데우고, 채워주었어요. 청진옥의 매력은 맑은 국물에 군내 없이 맛있는 선지와 부속물들의 조화입니다. 저 깍두기도 수십 가지의 반찬 못지않게 아주 킥 역할을 제대로 해줍니다.

옆으로 봐도 맛있어 보이는 청진옥의 해장국 자태

아무래도 여름보다 살짝 추울 때 그 진가를 발휘하니 꼭 한번 드셔보세요. 물론 여름엔 이열치열로 먹고 나면 속이 확 개운해지니 올여름엔 사우나 대신 청진옥 어떨까요~?

완뚝
2007년, 청진옥에서 해장국을 먹는 어린이

어언 20년 전의 유딩 시절에도 야무지게 완뚝하는 글쓴이의 실제 사진 자료입니다. 청진동 재개발 전, 원조 본점에서 신나게 국밥을 먹고 있는 찐 토박이의 모습. (이미지 출처 : 어머니의 싸이월드)

다섯 살 때, 열다섯 살 때, 스물다섯 살 때 먹는 모습이 모두 사진으로 남아있는 청진옥 찐 단골의 텐션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지켜오던 코스

청진옥 먹고 영풍문고 가기


후식 맛집은 덤이요~

후식은 수정 붕어빵. 아직도 수정붕어빵을 안 드셔보셨다고요~? 아직 붕어빵의 세계를 다 느껴보지 못한 당신에게 제 눈물을 기꺼이 내어드립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혜화에서 붕어빵을 판매하는 혜화 명물 중의 명물이니 꼭 한번 드셔보시기를-!


chapter.3

간단한 점심으로 이삭토스트. 이삭 토스트는 어디서나 흔히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이지만, 프차도 프차 나름의 차이와 또 유난히 맛있는 곳이 있는 법. 그중에서도 이삭토스트 성대점이 아주 맛나다. 공간이 협소해서 먹고 가기는 어렵지만, 사장님이 정말 맛있게 만들어주신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삭한 식감이 있는 햄스페셜을 좋아해요.

아니 근데 이삭토스트는 그 소스가 참 맛있어서 먹을 때 묘한 도파민이 늘 터진다. 근데 아쉬운 건 양이 적어서 토스트 하나만 먹기엔 부족하고, 두 개를 먹기엔 너무 많아서 꼭 다 먹고 뭔가 입가심할 걸 찾게 된다는 미스터리.


chapter.4

열심히 목적지를 향해 걸어봅니다.

하늘은 흐리지만, 온도는 꽤나 더웠던 날.

네 번째 미식기행은 바로 남산 왕 돈까스. 무빙에 나오는 그 돈까스집의 모티브가 되는 곳, 바로 이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옛날 왕돈까스는 성북동의 금왕 돈까스가 가장 좋아하고, 애정하는 곳인데 남산 돈까스가 워낙 명소인만큼 궁금해서 한번 찾아가 보았어요.

남산에는 유명한 돈까스 집이 3군데 정도 있는데, 고민하다 이름 그 자체로 대표적인 맛집의 기운을 풍기는 남산 돈까스로 가보았습니다.


저의 먹메이트는 기본 왕돈까스를 저는 모둠까스를 시켜주었습니다. 모둠까스는 생선까스와 왕돈까스가 반반 나오는 메뉴인데, 저는 생선까스를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장애를 막아주는 메뉴였어요.


맛은 생각보다 너무 아쉬웠어요. 그럼에도 이 돈까스에 담긴 추억의 맛(?)과 남산 뷰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은 와볼 수 있겠지만, 저는 금왕 돈까스의 소중함을 느끼며, 터덜터덜 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우연히 침착맨 유튜브를 보다가 최근에 가족들과 남산 돈까스를 먹고 왔다며 후기를 펼치는데, 어머나 저만 느낀 아쉬움이 아니었더라고요. 머지않은 미래에 금왕 돈까스에도 한번 다녀와보겠습니다.


chapter. 5

사랑하는 친구들이 서점에 놀러 온 날
입구 계단부터 을지로 감성이 가득한 이곳은 을지식당

퇴근 후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곳

친구들과 함께 가면 좋을만한 곳을 찾아보다 이곳이 눈에 띄어 방문해 보았습니다. 계단이 무척이나 가파르니 올라갈 때, 그리고 내려올 때 꼭 주의해야 해요.

사장님이 혼자 하시는 곳이라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곳이었어요. 와인을 추천받아서 한병 주문하고, 배가 고프니 식사를 시키고 기다리며 홀짝 마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곳에 오면 새로운 와인을 추천받아 마시게 되니 기존에 좋아해서 먹던 와인들과는 다르게 맛을 느껴볼 수 있어 좋아요. 하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와인을 만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않아야 하는 점도 주의하기.

첫 번째로 나온 메뉴는 버섯 크림 파스타. 이 메뉴가 가장 후기가 좋았던 메뉴 중 하나인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버섯의 향이 아주 풍부하고, 또 강하기 때문에 버섯을 못 드시면 먹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꾸덕한 크림소스와 버섯, 그리고 파스타면이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서 나온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메뉴 이름은 벌써 한 달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네요..ㅠ 저는 크림 파스타만 추구하는 크리미기 때문에 버섯크림 파스타가 조금 더 좋았어요.

그리고 이건 목살을 구워서 고수와 칠리소스를 찍어먹는 메뉴인데, 아아 이름이 또 생각 안 나네요.. 이게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와인과 함께 잘 먹었어요. 바삭하게 구워서 잡내 없이 손이 자꾸 가더라고요. 특히 고수와 칠리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왜 이리 맛있던지.. 정말 이렇게 새로운 맛도리 조합을 알게 되었어요.

시킨 메뉴를 다 먹고 와인과 곁들여 먹기 위해 추가로 시킨 치즈 플레이트. 아 이건 뭐랄까 비호감인 치즈와 덜 신선한 느낌의 치즈가 좀 많아서 시키고 나서 먹으며 좀 후회를 했어요. (친구들아 이제야 마음을 밝힌다..) 하지만 덕분에 갸륵한 치즈를 맛보며 재미난 표정을 짓는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재미났어요. 아무래도 치즈 플레이트는 의외로 기본 보장이 된 메뉴 같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메뉴인 것 같아요. 그래도 순식간에 다 먹기 했다는 그런 뻔한 먹보들의 이야기..

mz샷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며 와인 한 병을 비우는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한가득 나누었습니다.


마무으리

진리의 육개장 사발면

늘 집에 돌아오면 라면 한 젓갈씩은 해줘야 하는 사람..

바로 나.. 이날도 어김없이 육뇽이를 먹어주었습니다.

사실 육뇽이 먹다가 성에 안 차서 열라면까지 끓여서 해치워주었다는 사실.. 아니 술 마시면 잠이 더 안 오는 사람 나 말고 또 있다면 알려줘.


이렇게 3월 마지막주에 먹었던 음식들을 추억에서 꺼내보며, 함께 저의 맛 취향을 공유하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종종 틈이 난다면 미식기행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이제 무더웠던 7월을 지나 8월도 첫 주가 끝나가네요. 모두들 곧 지나가버릴 여름의 맛을 더욱 만끽하며 더위를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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