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

현명하게 인생을 사는 방법

by 헤르메스의 편지
목표를 이루고 나서야 알게 된 것


어렸을 적, 나는 늘 목표가 전부라고 믿었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지금은 힘들고 괴롭더라도, 그 고통이 클수록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달콤함은 배가될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참았다. 버텼다.

그리고 결국, 사회적으로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시험 중 하나에 합격했다.

20대를 온전히 바쳤고, 붙었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지고, 마치 내가 ‘신분 상승’을 한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런데, 그 쾌감은 고작 3개월이었다.

그 뒤로 남은 건… 허무였다.


"3개월의 쾌감을 위해 10년 가까이 괴로웠던 걸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그 시험 합격이 내 인생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시 ‘괴로운 과정’을 견뎌야 했고,

어떤 것들은 내가 평생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절망도 마주했다.


그제서야 의문이 들었다.

“나는 내가 원했던 걸 이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은 ‘도착지’가 아니라 ‘길 위’에 있다


그 질문 끝에 나는 어렴풋이 깨달았다.

행복은 어떤 상태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과정을 살아가는 데서 온다는 걸.


돌이켜보면, 공부할 때도 힘들긴 했지만

시험 합격 이후의 삶을 상상하면서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었다.

공부하다가 걷던 캠퍼스의 꽃길,

오늘 새롭게 깨달은 개념 하나,

혼자만의 산책길에서 들었던 음악 소리들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것들이 나에게 소중한 기쁨이라는 걸 몰랐다.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이 모든 걸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합격'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내가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이유가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합격 후에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사라졌고,

나는 다시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100억만 있다면”, “시험에 붙기만 한다면”, “그 타이틀만 얻는다면…”

그러나 그런 ‘상태로서의 행복’강렬하지만 짧다.


게다가 그런 상태를 위해 매일을 괴롭게 산다면,

과연 인생 전체의 행복 총량으로 봤을 때는 현명한 선택일까?


그래서 나는 이루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은 하되,

현재 소소한 기쁨에도 눈을 돌리기로 했다.


집에 갈 때 불어오는 봄바람,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

좋아하는 식당에서 마주한 따뜻한 한 끼.

예전 같았으면 한가한 소리라 여겼을 것들이다.


“내 미래도 불확실한데 무슨 여유롭게 꽃향기를 논해?”

그게 내 젊은 시절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후회된다.

그 때 캠퍼스를 수놓던 벚꽃,

시끄럽게 웃던 또래 친구들,

좁고 눅눅했던 구석진 술집에서의 웃음들…


그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다신 돌아오지 않을 보물이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놓쳤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만 바라보다,

이미 가진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놓쳐버렸다.


뇌는 항상성을 갖고 있다


지금 내 직업을 20대의 내가 본다면,

깜짝 놀라며 “이제 행복 끝판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매일 춤을 추며 출근할 거라 여겼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우리 뇌는 잔인하게도 ‘항상성’이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짜릿한 쾌감은 곧 무뎌진다.

설렘도, 기쁨도 언젠가는 일상이 된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잔잔하지만 자주 오는 기쁨’이

나를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지나면,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아마 나중에 훨씬 더 나이 들고,

젊은 날의 내 삶을 돌아볼 날이 오면

이 소소한 기쁨들을 가장 그리워할 것이다.

지금 나는 남은 내 인생들 중에서 가장 젊고 멋있을 순간이다.


그러니 지금은 매일의 사소한 기쁨들을

기꺼이, 감사히, 풍성히 누릴 것이다.

다신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토요일 연재
이전 05화5장: 힘들다는 감정이 최선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