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귀엽다

by SHUN

무슨 스포츠를 좋아하세요?

누가 묻는다면 테니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테니스는 나의 취미이기도 하다. 대학생 때 처음 테니스에 입문했다. 어릴 때에도 수영이나 다른 운동을 배운 적은 있지만 자발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스포츠는 테니스가 처음이었다.


테니스를 배우는 초기는 약간은 지루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자세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처음 배웠던 코치님은 자세를 굉장히 중시하는 분이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자세 연습만으로 레슨 시간을 다 보냈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잘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관두는 사람들도 꽤 많이 봤다. 분명 재미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테니스를 너무 좋아했기에 힘들어도 관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세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다음에는 공을 치는 순서로 넘어간다. 처음에는 눈앞에 공을 떨어뜨려 주고 그걸 치라고 하는데 그것도 타이밍을 잘 맞춰 제대로 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점점 실력이 향상되면 이제는 네트 반대편에서 공을 주고 그걸 받아치는 식으로 레슨이 진행된다. 공을 치기 시작하면 점점 재미가 붙기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 시작하면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처음에는 눈앞에 던져주는 공도 제대로 못 맞췄는데... 많이 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랠리를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실력이 향상되면 아주 살짝은 테니스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진짜 테니스 선수가 듣는다면 어이없을 일이지만 그때는 약간은 스스로에게 취해 재미있게, 그리고 정말 열심히 테니스를 쳤었다.


테니스는 격렬한 스포츠이다. 실제로 테니스를 해 보면 테니스 코트가 TV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그런 코트 양쪽을 몇 번만 뛰어다니다 보면 금방 땀이 나기 시작한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부상을 당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레슨을 받다가도 다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테니스는 참 알 수 없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어제 잘 됐던 동작이 오늘 뜬금없이 안 될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테니스가 싫어져 한동안 테니스를 멀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또 문득 테니스가 하고 싶어지면 다시 좀 열심히 하고... 이런 식으로 테니스를 해왔다. 테니스를 정말 꾸준히 했다면 내 테니스 실력이 조금은 더 나았을까?


그리고 내가 생각한 테니스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귀여움이다. 테니스는 스코어를 샐 때 ‘러브’라는 말을 사용한다.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해 스코어가 6:0이 됐을 때는 ‘베이글스코어’라고 이야기한다.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사람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일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어느 스포츠에서 러브, 베이글 이런 용어를 사용하겠는가?


또 내가 친 공이 네트를 맞고 스코어를 내는 상황이 되면 상대편에게 쑥스러운 듯 손을 들어 사과의 표현을 한다. 상대의 멋진 플레이에는 경기 중임에도 감탄의 표정을 숨기지 않고 박수를 보내기까지 한다. 여기에 오로지 공만을 쫓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볼 보이들의 모습까지... 테니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여움 투성이다. 이래서 내가 테니스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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