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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신사업을 찾는데, 개인은 월급만 모은다

Part 1. 기업은 변하는데, 당신은 왜 멈춰 있는가

by 도진

세상 모든 기업은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 '성장'이다. 그리고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 기업에게는 이것이 생존의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대부분의 우리는 성장이 아닌 '안정'을 목표로 살아왔다. 월급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자녀를 키우며 안온한 삶을 꿈꾼다. 기업이 치열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멈춰 서서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것이 바로 기업과 개인의 가장 큰 차이, 즉 포트폴리오 경영의 차이다.



기업의 생존 전략: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업은 결코 하나의 사업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늘 아무리 잘 나가는 사업이라도, 내일 시장 상황이 바뀌면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포트폴리오란 기업이 가진 사업과 자산의 목록이다. 기업은 이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거나 오래된 사업을 정리한다. 마치 정원을 가꾸듯, 시든 꽃은 솎아내고 새로운 씨앗을 심는 과정과 같다.


삼성전자의 사례를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1970~80년대에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리더로 성장했다. 1990년대 초 D램 세계 1위를 달성하며, 반도체는 이미 지난 수십 년간 삼성전자의 핵심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휴대전화 사업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고,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 왔다. 최근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의 성숙에 대응해, 바이오, 로봇, AI 등 미래 신기술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만약 반도체 시장이 흔들리더라도, 신규 사업들이 그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도록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도 비슷하다. 카카오는 초기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주력으로 삼았으나, 이후 모빌리티(카카오 T), 금융(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콘텐츠(웹툰·픽코마) 등 다양한 신사업을 선보이며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업이 단숨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사업이 흔들릴 때 다른 사업이 버팀목이 되어주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두 기업 모두 단일 사업에 기댄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성장 영역을 보강해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생존 본능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다.



개인의 위험한 포트폴리오: 월급 의존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우리의 삶의 포트폴리오는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위험하다.


월급 = 주력 사업.


우리는 월급이라는 단 하나의 수익원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월급이 유일한 수입원인 삶은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돛대가 하나뿐인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 같다. 돛대가 부러지는 순간, 배는 침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월급만 모으는 동안, 세상은 우리를 멈춰 서게 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으로 월급의 가치는 하락했고,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의 가격은 월급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치솟았다. 월급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월급만 모으는 삶'은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성장의 한계: 월급은 정해져 있다. 나의 노력과 무관하게 한계가 명확하다.

리스크의 집중: 질병, 해고, 회사의 부도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시간의 덫: 한정된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수익은 멈춘다.

기회의 상실: 새로운 투자 기회나 수익 창출 기회를 놓친다.


기업이 신사업을 찾아 나서는 것이 생존을 위한 투자이듯, 우리도 월급을 넘어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삶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첫걸음이다.



당신의 '월급'은 캐시카우가 아니라, 불안정한 첫 번째 사업일 뿐


우리는 월급을 '안정'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월급은 당신의 첫 번째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일 뿐이다. 이 사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업의 주력 사업이 시대의 변화로 인해 한순간에 무의미해지듯, 당신의 직업 역시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이 가진 시간을 기업에 파는 것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는 있지만, 당신의 삶이라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는 없다. 진정한 성장은 당신의 시간을 팔지 않고도 수익을 창출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서 시작된다.


월급만 모으는 행위는 마치 씨앗을 심지 않고 수확만 하는 것과 같다. 당장은 배부르겠지만, 결국 땅은 황폐해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이제 당신의 삶에 씨앗을 심어야 한다


우리는 기업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더 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주력 사업(월급)이 안정적인지 확인하라.

신사업(투자)을 발굴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라.

잠재적 위기에 대비한 방어 전략을 마련하라.


이것이 바로 다음 장에서 이야기할 '위기관리'의 시작점이다. 월급만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당신의 삶은 당신이 경영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 CEO다. 지금부터 당신의 기업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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