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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위기관리, 개인의 무방비

Part 1. 기업은 변하는데, 당신은 왜 멈춰 있는가

by 도진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최근의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시대까지. 기업은 이 거대한 폭풍을 견디기 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기업에게 위기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개인의 삶은 이 거대한 위기의 파도 앞에서 너무나 무방비하다. 질병, 해고, 금리 인상, 자산 폭락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칠 때, 우리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과 우리가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의 차이를 들여다보면, 왜 우리가 '1인 기업'의 CEO가 되어야 하는지 더 명확해진다.



기업의 방패, 리스크 관리 시스템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단순히 위험을 피하는 행위를 넘어선다. 기업은 재무적 리스크, 운영 리스크, 시장 리스크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1. 재무적 리스크 관리: 기업은 현금 흐름을 철저히 관리한다. 불황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현금)을 확보하고, 부채 비율을 관리하며, 환율과 금리 변동에 대한 헤지(위험 분산) 전략을 세운다.


2. 운영 리스크 관리: 생산 라인이 멈추거나, 핵심 인력이 이탈하거나,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운영 리스크에 대비한다.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고, 핵심 기술을 여러 곳에 분산하며,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한다.


3. 시장 리스크 관리: 시장의 변화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재정비한다. 주력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면 과감히 사업을 철수하고, 새로운 시장에 투자한다.


예를 들어, 한때 필름 시장을 지배했던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기존 필름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장 출시를 미루다가 결국 몰락했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반면,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몰락했지만,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기업은 이렇게 모든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범위'에 두려 한다. 철저한 분석과 계획을 통해 위기를 예측하고, 그 충격을 최소화한다. 위기가 닥쳐도 회사가 휘청이지 않도록 단단한 방패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개인의 민낯, 위기 앞의 무방비


그렇다면 개인은 어떤가? 대부분의 우리는 '리스크 관리'라는 개념 자체에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위기가 닥치지 않기를 바라며 살고, 막상 위기가 닥치면 당황하고 좌절한다.


1. 재무적 위기: 소득 상실과 부채 증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는 개인에게 치명적인 재무적 위기를 초래한다. 한순간에 월급이라는 유일한 현금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업을 정리해도 다른 사업으로 버틸 수 있지만,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아무런 소득 없이 버텨야 한다.


게다가 최근의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부담을 극적으로 늘렸다. 기업은 금리 변동에 대비해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지만, 우리는 오른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빚더미에 앉기도 한다.


2. 건강과 질병: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 기업에게 핵심 인력의 이탈이 리스크인 것처럼, 개인에게는 질병이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다. 큰 병에 걸리면 경제 활동이 중단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치료비가 발생한다. 우리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린다. 물론 보험이 있지만, 보험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소득이 끊기고 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은 오로지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다.


3. 자산 포트폴리오의 취약성 우리의 자산 포트폴리오도 매우 취약하다. 월급을 모아 주식이나 코인에 몰빵 하거나, 특정 지역의 부동산에 모든 것을 거는 식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포트폴리오는 시장 상황이 조금만 나빠져도 전체 자산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는다.


2020년대 초반, 너도나도 코인과 주식에 뛰어들었다. 마치 한 가지 사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기업처럼 말이다. 이후 시장이 급락하자 수많은 개인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그들에게는 그 손실을 만회할 여력이 없었다. 기업은 한 사업이 망해도 다른 사업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당신도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이 위기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처럼, 우리도 개인의 삶에 맞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행위를 넘어선다.


1. 현금흐름 다각화: 해고나 질병으로 월급이 끊겨도 버틸 수 있는 제2, 제3의 수익원을 만들어야 한다. 부업, 사이드 프로젝트, 임대 수입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자산 배분 전략: 주식, 부동산, 예금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여 한 시장의 위기가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3. 비상 현금 마련: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비해 최소 6개월치 생활비 이상의 비상금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모든 것은 '1인 기업'의 CEO로서 당신이 직접 해야 할 일이다. 외부의 거대한 파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대신, 나만의 튼튼한 방패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 모든 위기관리 전략을 포함하는 '1인 기업'의 경영 시스템, 즉 CORE 전략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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