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까지도 완벽이라고

by 혜성

요즘 저는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자주 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보니 하루를 낭비 없이,

철저하게 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일분일초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서

시간표를 빼곡히 채우고,

매일매일을 정리하며 나를 다잡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마음 어딘가가 조금씩 텅 비어가는 걸 느꼈어요.


‘이렇게까지 열심히 사는데

왜 나는 만족스럽지 않을까?’

‘내가 이룬 게 분명 있음에도

왜 행복하다는 느낌은 흐릿해지는 걸까?’

이런 마음이 드는 날이면,

스스로에게 되묻곤 했습니다.

혹시 내가 ‘완벽’을 바라며

나를 과하게 몰아붙이고 있는 건 아닐까?




완벽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때로는 멋진 에너지를 줍니다.

‘나는 잘할 수 있어’, ‘이건 꼭 해내고 말 거야’라는

다짐이 생기죠.

하지만 그 기대는 결국,

현실의 ‘나’를 좁고 높은 틀에 가두게 돼요.


해야 할 건 산더미 같은데,

정작 마음은 쉬고 싶고,

하기 싫은 일을 마주하기가 무서워

자꾸 다른 일에 눈을 돌리게 되죠.

그러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를 바라보며

실망하고, 자책하고, 또 괜히 미워하게 돼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나는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잘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구나.





그 두려움의 정체는 어쩌면 이런 것들이었어요.

“혹시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면 어쩌지?”

“내가 생각보다 별로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나는 무가치해지는 거 아닐까?”


그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

저는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애써 도망치듯

노력하던 걸 멈추고,

지금의 나를 이해해보려

하니까 조금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빈둥대는 나도, 타협하려는 나도,

사실은 내 일부였다는 걸 인정하니

그제야 비로소 ‘나 자신’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완벽이라는 건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어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

삶의 틈과 불완전함까지도 함께

끌어안는 일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지키지 못한 계획’,

‘자꾸 쉬고 싶은 마음’,

‘실수하고 싶지 않아 망설이던 나’까지도

내 삶의 일부이고,

그것마저 내가 그린 그림의

중요한 조각이더라구요.


틈은 결핍이 아니라, 여백이고 호흡이었어요.

그 여백 덕분에 나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었고,

그 호흡 덕분에 나는

다시 오늘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때때로

스스로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나를 조이게 만들고,

결국 지치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겠죠.

오늘 하루,

지켜내지 못한 계획이 있다면

그 틈마저도 나로서 품어주고

“이것도 나야”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짜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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