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마음으로 일상을

by 혜성

어릴 적, 세상은 참 흥미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어딜 가든 내가 알지 못했던 풍경들이 펼쳐졌고,

그 낯섦은 늘 나를 매료시켰죠.

그래서였을까요. 무엇이든 느끼려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며 속삭이듯 묻곤 했습니다.

"넌, 도대체 뭐야?"

사물이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모두에게 말이죠.


무언가를 모르면 며칠이고

그것을 붙잡고 고민하고,

끝내는 사랑에 빠지듯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그렇게,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세상을 ‘느끼기’보다

‘해석하고’ ‘이용하려’ 합니다.

그냥 해도 되는 일들에 이유부터 찾고,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를 따지고,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리며 살아갑니다.


알아간다기보단, '아는 척'에 가까운 삶.

예전엔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했기에

상상만으로도 그 푸름에 흠뻑 빠졌었는데,

지금은 모르는 것이 생기면

검색 몇 번으로 끝을 내죠.


얕은 정보 몇 줄로 전체를 판단하고,

질문은 사라지고, 감각은 점점 무뎌집니다.





그 시절, 저는 저에게 참 솔직했고,

무엇보다 행복했습니다.


의미도, 형식도 모르니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나만의 정답이었고,

공부마저도 목표보단 흥미로 다가왔으며,

실패와 실수의 개념 없이

모든 도전이 놀이처럼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과정을 사랑하기보다 목표에만 매달리고,

질문보다는 정답을 요구받으며,

감각보다는 데이터와 이성,

심지어 편견으로 세상을 판단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감각을 멈추고

생산하라고 말합니다.

실패에는 책임을 묻고,

감정을 느끼면 숨기라고 가르칩니다.

그게 멋이고, 성숙이라고 하죠.


그렇게 우리는,

우리 안의 순수한 아이를 멀리 두고 살아갑니다.





세상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진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아이처럼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증명하려 하지 말고, 그저 세상을 느껴보세요.

세상이 나를 평가하기 전,

내가 세상을 감각해보는 겁니다.

우리는 아직, 내면 어딘가에

조그만한 아이를 품고 있으니까요.


당연한 것들도, 처음인 듯 바라보는 태도.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바다를 처음 보는 아이처럼

세상을 향해 두 눈을 반짝이며,

‘내 감도’를 낮춰보는 겁니다.

현실은 바꿀 수 없더라도,

세상을 느끼는 내 감각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어린아이처럼 살아간다는 건,

가볍고 단순한 삶이 아니라

세상마저 내 감각으로 살아내겠다는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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