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소울 푸드

닭다리 잡고 삐약 삐약

by 희재

오늘의 글감.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건, 감각이 총동원된다는 것.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음미하는 것처럼요.

기억에 나만의 감정과 색깔이 더해져 나만의 추억이 됩니다.

추억을 많이 소유한 이들은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치기 마련이죠.

당신이 가지고 있는 맛있는 추억 1가지만 소개해주세요.

내 발목을 붙잡고 나를 수다스럽게 만드는

맛있는 음식 맛에 대한 이야기 하나 들려주시겠어요?



음식을 사랑하는

나는

낯선 식재료나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대해서도

전혀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어릴 때 우리 집은

식당을 했었는데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을 잘 먹어보지 못하는

음식들도 많이 접했다.


우리 신랑은

처음에 나랑 결혼했을 때

이런 음식이 세상에 있는 거라고?

하는 눈빛을 자주 보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닭발.


우리 집은 닭발을 시장에서 사서

집에서 조리해서 먹을 정도로

온 가족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내가 닭발을 사 와서

집에서 삶고, 요리해 먹는

모습을 본 신랑은

기괴함 가득한 표정으로 날 관찰했다.

요즘은 귀찮기도 하고

시중에 닭발 맛집도 많기에

굳이 내가 만들어 먹는 수고는 하지 않는다.


닭발의 생명은 뼈를 하나하나 발라먹으며

오독오독 씹히는 오돌뼈를

하나하나 잘근잘근 씹어먹으며

매콤함에 헥헥거리면서도

음료도 마시지 않고

누가 이기나 시합하는 사람처럼

먹어내는 음식이다.


난 스트레스가 쌓이면

주기적으로 닭발이 생각난다.


매콤한 불향을 입힙

닭발을 한입 베어 물면

순간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지금도 글을 적으며 상상하니

입에 침이고이네?ㅎㅎ

신기하다.^^


닭발은 호불호가 강한 음식인 거 같다.

식감도

먹는 방법도

사실 환영받는 스타일의 음식은 아니지만

확실한 마니아층이 확보된 음식이다.


닭발의 세계(?)에서도

뼈가 있냐 없냐에

국물닭발이냐 그냥 닭발이냐

등등.

조리법에 따라 기호가 나눠지는데

난 뭐든 잘 먹는다.

없어서 못 먹지...^^ㅎㅎ

쫀득하고 오독한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올라오는 닭발!



닭발을 처음 먹었을 때 울 신랑은

몇 조각 안 먹고 젓가락을 내려뒀는데

요즘은 끝까지 같이 먹는다.

부부가 닮는다더니 입맛도 비슷해지나 보다.


아이를 낳고

매운 음식을 한동안 못 먹으며

닭발을 먹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한 번씩 시켜 먹으면

예전보다 많이 먹지 못해

너무 속상하다.


뭔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느낌이랄까??

(나는 진짜 호랑이 띠라서 더 그런 느낌이다.ㅎㅎ)

매운 걸 먹고 나면 속도 안 좋고

다음날 너무 불편해서 자주 찾진 못한다.


젊을 때 멋 부리고

이쁜 옷 입고

놀아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음식도

매운 거나, 술이나 건강이 뒷받침해 줄 때

먹을 때가 있는 거 같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언젠간 같이 닭발을 함께 먹는 날이 올까?

아직은 상상이 안된다.


무수히 많은 맛있는 음식이 있지만

누구와 함께 먹느냐도

그 음식의 맛을 배가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울가족과 함께 할 때

웬만하면 모든 음식들이 다 맛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신랑과 육퇴 후 닭발로 짠~ 한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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