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인데 그럴 수 없는 날
글쓰기 싫은 날.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더니
혈액순환이 안 되는 느낌이다.
눈뜨자마자 하는 루틴 스트레칭도 해보고
따뜻한 물도 한잔 하고,
몸을 풀어줬는데도 영 개운치 않다.
하루의 시작이 무거우면
그날 종일 내 마음도 무겁다는 걸
익히아는 지라
오늘은 무사히 잘 보내자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여전히 혼자 일어나진 않는다.
아침의 기분이 하루를 좌우하니
좋게 좋게 어르고 달래 일으킨다.
나도 옆에서 그냥 자고 싶다.
축 늘어지고 싶은 오늘이다.
그러나 또 할 일은 해야 하고
하루는 돌아가야 하지 않는가?
문득 아이들을 깨우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진짜 너무 일어나기 싫은 나의 자아와
또, 규칙을 지켜야 하는 나의 자아 사이의
밀당이란...
아침잠이 많은 나에겐 참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하루의 기대와 설렘으로 또 벌떡 일어난다.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어날까?
눈을 뜨게 하는 동기는 어떤 것일까 문득 궁금했다.
두 아이를 보내고 나면
난 영어 쉐도잉을 한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0개월 차다.
나는 나 스스로를
루틴화된 시스템에 가두는 걸 선호한다.
명분이 있어야 해낸다.
지금 쓰는 글쓰기처럼 말이다.
어느 정도 강제성이 부여되어야
하는 나 자신이 어떨 땐 왜 이렇게
자주적이지 못하지?
답답할 때도 있지만
시스템을 찾아 나를 루틴 화하는 과정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니
여러 방법으로 나를 단련시켜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부정적 기분이
내 하루를 덮치게 하기 싫어서
평소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본다.
생각을 깊이 하기보단
몸을 움직여 생각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저녁 10시
아이들이 다 잠든 후 오늘 하루를
거슬러 올라가 본다.
왜 그럴까?
왜 하루가 무기력했을까?
나조차도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내일은 오랜만에 수영을 다녀와야겠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나면
머릿속이 개운해진다.
난 천상 움직여야 비워지는 사람이다.
에너지를 쓰는 만큼 에너지가 또 채워지는
그런 신기한 사람이다.
오늘은 무사히
탈없이 보낸 것에 감사하며,
내일은 기운 듬뿍 받으며 하루를
시작해 봐야지.
글쓰기 덕분에 조금은 가벼워진 내 마음을 가지고
자러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