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성(E): 감정이 당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감정을 다루는 힘

by TaeZ

이 글은 '나는 왜 그렇게 행동할까?' 시리즈의 네 번째 글입니다.


지난 글들

1. [프롤로그] MBTI로는 설명되지 않는 당신의 행동들

2. HEXACO: 행동 성향을 읽는 성격 모델

3. 정직-겸손성(H): 정직함이 약점이 될 수 있을까?




A는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합니다.

누군가 당황하거나 불안을 드러낼 때도, A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상황을 분석하려 하죠.

덕분에 위기에서 중심을 잘 잡지만, 때로는 주변 사람의 감정을 놓치기도 합니다.


반면, B는 평소 정이 많고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잘 살핍니다.

동료가 힘들어 보이면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덕분에 관계에 신뢰를 얻기도 하지만, 쉽게 에너지가 소진되기도 합니다.


이 둘 중, 누가 더 감정적으로 성숙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종종 '감정적이다'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쓰지만,

HEXACO 성격 모델의 '정서성(Emotionality, E)'은 그런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HEXACO의 정서성은 감정을 얼마나 강하게 드러내느냐가 아니라,

감정 자극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서적 지지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설명하는 성향입니다.




정서성: 감정은 약점일까, 힘일까?

정서성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감정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정서성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냉정한 사람’도 아니죠.


핵심은 이겁니다.

당신은 위기, 스트레스, 타인의 고통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감정은 당신에게 에너지를 주는 보호 장치인가, 아니면 판단을 흐릴 수 있는 변수인가?


정서성이 높은 사람은 위협, 상실, 실패 상황에 대한 불안을 강하게 느끼며,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정서성이 낮은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감정보다 사실 기반 판단을 선호하죠.



정서성이 행동에 드러나는 방식


정서성이 높은 사람

정서적 유대감 형성에 민감하고, 보호 본능이 강함

위기 상황에서 불안, 걱정 등의 감정적 반응이 선행

타인의 정서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 기반 신뢰를 잘 형성함


정서성이 낮은 사람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감정적 동요가 적음

감정보다 논리적 판단을 우선

갈등 상황에서 해결 중심 접근을 하지만, 감정적 피드백은 부족할 수 있음


이 역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HEXACO의 각 축은 좋고 나쁨이 아닌, 전략적 활용이 핵심입니다.

어떤 성향이든, 역할과 상황에 맞게 설계하면 그것이 바로 강점이 됩니다.



정서성을 구성하는 4가지 성향

정서성의 4가지 하위 성향과 각 성향 별 간단한 예시들입니다.


1. 두려움 (Fearfulness)

물리적/심리적 위협과 실패, 손실에 대한 민감도

높을수록: 실수나 실패 가능성에 민감해, 철저하게 준비하는 경향

안전 수칙 등을 철저히 지킴 - "자전거 탈 때 헬멧, 무릎 보호대 다 착용해요."

실패 경험 이후 유사한 상황을 피함 - "지난번 발표 망친 이후로, 발표는 되도록 피하고 있어요."


낮을수록: 결과보다 실행에 집중, 위험 요소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과감히 도전

리스크가 있더라도 일단 행동 - "일단 해외여행 항공권만 끊고 가요. 나머진 어떻게든 거기서 해결되겠죠."

실패에 대한 걱정보다 시도 자체를 중시 - "그냥 이직할까? 못해도 본전이니까.."



2. 불안 (Anxiety)

불확실하거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 걱정과 긴장을 느끼는 정도

높을수록: 불확실한 미래나 평가 상황에 대해 긴장하거나 과도하게 준비

메시지 보내고도 상대의 반응이 없으면 수차례 확인

미팅 때 예상 못한 질문에 대비하여 모든 질문 목록을 사전에 준비


낮을수록: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통제 가능성에 집중

부정적 피드백에도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고 금방 털어냄

평가나 시험 전에도 평소 루틴을 유지하며 평정심 유지


두려움과 불안의 차이
- 두려움: 구체적인 '위험 요소'에 대한 '회피' 반응
- 불안: 통제가 안 되는 '미래 상황'에 대한 '긴장'



3. 정서적 의존성 (Dependence)

감정적 지지나 타인의 도움을 얼마나 기대하는가

높을수록: 대인관계에서 안정감을 주지만, 자율적 판단력이 약화될 수 있음

중요한 결정은 혼자 정하지 않으려 함 - "이직 고민 중인데, 친구나 선배들 의견부터 들어봐야겠어."

정서적 동조가 중요함 -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누군가도 나랑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으면 위로가 돼요."


낮을수록: 독립적이나, 고립감을 경험하거나 공감 부족 등으로 관계에 거리감이 생길 수 있음

정서적 반응을 외부에 잘 드러내지 않음 - "감정을 말한다고 상황이 바뀌진 않으니까, 혼자 정리합니다."

정서직 지지보다 실질적 해결책 선호 - "위로보다는 '이렇게 해보자'같은 조언이 더 낫죠."



4. 감정적 민감성 (Sentimentality)

타인의 고통, 감정, 행복에 얼마나 깊이 공감하고 반응하는가

높을수록: 공감력과 감정 기반 신뢰 관계 형성에 강력하지만, 감정 과부하의 리스크 있음

감정적 장면에 몰입이 빠름 - "픽션인 줄 알아도, 감정적인 장면에는 쉽게 몰입해 울컥합니다."

타인의 감정 상태에 즉각적으로 반응 - "같이 일하는 동료 얼굴이 평소랑 조금만 달라도 '무슨 일 있나?' 싶어서 계속 신경 쓰여요."


낮을수록: 효율적이고 명확하지만, '차가운 사람'으로 오해받거나 관계가 표면적일 수 있음

타인의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심하게 넘어감 - "슬퍼 보인다고? 모르겠는데, 그냥 피곤한 거 아닐까?"

감정 공유를 어색해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여김 - "그 얘기는 일단 일 마무리되면 얘기하자."


정서적 의존성과 감정적 민감성의 차이
- 정서적 의존성: 자기감정의 지지와 안정 (내면의 감정 -> 타인에게)
- 감정적 민감성: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 (타인의 감정 -> 내면으로)



정서성은 왜 중요한가?


정서성은 단지 감정의 세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는지를 결정하는 전략적 기제입니다.


이 성향은 개인의 회복 탄력성, 위기 대응 방식,

그리고 신뢰 형성을 포함한 관계 전략에 직결됩니다.


정서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

신뢰를 얻고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데 강점을 가집니다.

그러나 감정에 몰입하거나, 불안을 스스로 감당하려 할 경우

쉽게 번아웃이나 과잉 책임감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정서성이 낮은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 표현이 부족하거나 타인의 정서적 요구를 놓치면

‘거리감 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죠.


특히 관계 기반의 정서적 신뢰가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는

정서성이 개인의 대인관계뿐 아니라 조직 문화 적응, 리더십, 협업 방식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정서성은 피할 대상도, 억누를 감정도 아닙니다.

이해하고 조율할수록 관계와 위기 속에서 강력한 전략 자산이 됩니다.



점수별 행동 패턴과 전략


정서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 강점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잘 포착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남

위로, 중재, 갈등 완화 등 관계 유지에 탁월

공동체 내에서 ‘정서적 버팀목’ 역할


⚠ 리스크

과도한 불안이나 걱정으로 자기 에너지가 쉽게 고갈

감정에 몰입하다 실질적 판단이나 행동이 지연될 수 있음

타인의 감정까지 책임지려다 자신의 감정에 소홀해질 수 있음


� 실전 전략

1. 정보 분해 훈련: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보를 '사실 단위'로 구체적으로 쪼개어 인식

"이번 프로젝트가 걱정돼" → 무엇이? 일정? 피드백? 협업자?

2. 감정-사실 구분 훈련: 지금 느끼는 건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가 사실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인식하는 연습

"답장을 안 주는데, 내가 실수했나 봐" → '상대가 바빠서 답이 늦은 것일 수 있다'처럼 감정과 해석을 구분하는 연습.

3. 회복 루틴 확보: 감정 소진 후 나만의 회복 루틴 확보 (산책, 독서, 대화 등)

미팅이나 대화 후 감정적으로 지쳤을 땐 20분 산책하면서 음악 듣기 같은 루틴 설정



정서성이 낮은 사람이라면:

✔ 강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판단

논리적 사고 기반의 실질적 해결을 중시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페이스 유지


⚠ 리스크

타인의 감정을 놓치거나, ‘이해심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음

감정 표현이 제한적이라 신뢰나 공감대 형성에 약점

혼자 감정을 억누르다 정서적 고립감을 겪기도 함


� 실전 전략

1. 감정 신호 인식 훈련: 자신과 타인의 감정 신호를 의식적으로 관찰

'나는 불편한 상황에서 몸이 뻣뻣해지거나 말 속도가 빨라지는구나'

2. 감정 표현 확장 연습: 과하지 않게 조금씩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

"괜찮아" 대신 "좀 당황했지만 괜찮아지고 있어" 같이 감정적 단어 쓰기 연습

3. 정서적 타이밍 인식: 문제 해결보다 먼저, 상대가 위로를 기대할 때 '공감적 존재감'을 먼저 보여주기



마무리하며

정서성은 '감정을 얼마나 많이 느끼느냐'가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조율하느냐에 대한 성향입니다.


당신이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불확실한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여주는 행동 기반 전략 자산이기도 합니다.


정서성이 높은 사람은 깊은 공감과 신뢰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고,

정서성이 낮은 사람은 위기 속에서도 침착한 판단으로 조직의 안정축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요?

그리고 지금 당신의 역할, 환경, 목표에 필요한 정서 전략은 어떤 방식일까요?


성향은 고정된 약점이 아닙니다.

그것을 인식하고 설계할 수 있다면, 이미 전략의 절반은 완성된 셈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외향성(Extraversion, X)을 다룹니다.

외향성은 단순히 '사교성'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삶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리드하려는 지'를 보여주는 축입니다.


조용한 사람도, 활발한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리드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각각의 활동 방식, 사회적 에너지 사용 전략, 그리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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