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과 단호함 사이
이 글은 나는 왜 그렇게 행동할까? 시리즈의 여섯 번째 글입니다.
지난 글들
1. [프롤로그] MBTI로는 설명되지 않는 당신의 행동들
3. 정직-겸손성(H): 정직함이 약점이 될 수 있을까?
4. 정서성(E): 감정이 당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A는 갈등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지 않고 유연하게 넘어갑니다.
회의에서 타인의 의견에 공감하고, 이견이 있어도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는 둘 사이의 절충안을 찾으려 하죠. 상대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갈등이 커지기 전에 조율하려는 편입니다.
B는 이견이 생기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힙니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려 하며, 때로는 직설적인 표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명확한 표현이 갈등을 줄이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의 팀에는 어떤 사람이 더 필요할까요?
한 사람만 고르기 쉽지 않습니다.
이들은 갈등을 다른 방식으로 조율할 뿐,
각자의 행동은 특정 상황에서 강점이 되기도, 한계가 되기도 하니까요.
HEXACO 모델의 우호성(Agreeableness, A)은 바로 이 지점,
‘긴장이나 충돌이 발생했을 때, 당신이 관계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보여주는 성향입니다.
HEXACO 모델에서 우호성은 '착함'이나 '순응'과는 다릅니다.
이 성향은
감정적을 얼마나 잘 조절하고,
관계를 유지하려는 동기를 얼마나 행동으로 표현하는가
를 보여줍니다.
즉,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감정을 곧바로 드러내는가, 잠시 가라앉히는가
타인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반응하는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가
상황을 단기적으로 정리하는가, 장기적인 관계 유지를 고려하는가
이런 선택의 순간에서, 당신이 어떤 전략을 택하는지를 설명하는 성향이 바로 우호성입니다.
결국 우호성은 '얼마나 착한 사람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침착하게 감정을 다스리고, 관계 속 경계를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성향입니다.
우호성의 4가지 하위 성향과 그에 따른 예시 상황입니다.
타인의 실수나 부당한 행동을 '인간적인 실수'로 재해석하고, 관계를 복구하려는 정서적 관용성
높을수록: 상대의 실수를 고의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복되지 않는다면 관계를 지속하려 함
팀원이 실수로 자신의 이름을 보고서에서 누락했을 때, "내가 놓친 부분도 있어"라며 책임을 분산시키고 다음 일정 조율
낮을수록: 표면적으로는 넘어가더라도 내심 불신이 남고, 인간적인 실수도 쉽게 용납하지 않음
회의 중 무례한 말을 들은 후, 이후에 그 동료를 피하거나 무시함
갈등이나 비판 상황에서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표현을 조율하려는 언어적 조심성
높을수록: 직접적인 지적이 필요한 순간에도 듣는 사람의 감정 상태를 고려해 표현
팀원의 작업물에 오류가 많아도, "이 부분은 이런 방식도 괜찮을 것 같아"라고 제안하며 자존감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피드백
낮을수록: 표현이 직설적이며, 의도와 상관없이 강한 인상 전달 가능성
회의 중 팀원의 오류를 즉석에서 지적함. 정확성은 높지만, 이후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
상대의 관점이나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기 입장을 재조정할 수 있는 사고의 가변성
높을수록: 상대의 관점이 논리적이라면, 자신의 입장을 거리낌 없이 조정할 수 있음
회의에서 처음엔 반대했지만, 설명을 들은 후 "그 방향이 더 낫겠네요"라고 입장을 바꿈
낮을수록: 입장 변경을 '패배'처럼 느끼며, 자기 관점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경향
논쟁에서 논리적으로 밀리는 상황에도 인정하기보다 방어 반응 우선
느린 진행, 반복된 실수 등에서도 감정을 분출하지 않고 여유를 유지하는 능력
높을수록: 속도보다 관계의 안정성과 상대의 특성을 고려해 상황을 인식함
후임자가 일을 느리게 배우더라도 '지금은 적응 중이니까'라며 지켜봐 줌
낮을수록: 답답한 상황에서 쉽게 짜증이 나고, 그 감정을 표출함
타 부서의 업무가 늦어 본인의 마감에 영향을 줄 때,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거나 언성을 높임
✔ 강점
감정의 격화를 방지하고, 조직 내 완충 제대로 기능
다양한 의견을 통합하는 능력으로 조정자, 중재자 역할에 강함
실수에 대한 관용으로 팀 내 안정적 관계 구축 가능
⚠ 리스크
반복적인 양보로 인해 자기 입장 불분명 → 책임 과잉 / 존재감 희석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핵심 갈등 이슈를 회피하거나 미루는 경향
타인의 감정을 먼저 고려하다 우선순위 판단력 저하
❕ 전략
경계 설정 언어 훈련: 거절의 부드러운 명문화 →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어떨까요?"
부드러운 거절 후 연결고리 만들기: 어려운 요청을 수락하지 않되, 상대가 덜 불편하게 느끼도록 대안 제시 → "이번 주는 어려울 것 같아요. 문서 정리 정도는 도와드릴 수 있어요."
✔ 강점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다루며, 피드백 전달이 빠르고 명료
감정과 무관한 판단을 기반으로, 일관된 기준과 책임감 유지
부당하거나 모호한 요구에 선 긋는 능력 우수
⚠ 리스크
강한 어조와 단호함이 공격적, 배타적 인상으로 해석될 수 있음
'정의감'이 '배려 결여'로 보일 수 있음 → 정서적 거리감 유발
의견 충돌 이후 관계 수선이 계기 없이 종료 → 반복될 경우 관계 단절 가능성
❕ 전략
비판 완충 기술: “그 시각도 일리가 있어요. 다만 제 생각은…” → 상대방의 체면을 지켜주는 쿠션 문장 활용
감정 조절 루틴: 불쾌함을 느낄 때 바로 말하지 말고, 문장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하기 → "이건 조금 당황스러운데, 혹시 의도하신 바를 다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관계 회복 루틴: 갈등 상황 이후, 짧은 체크인이나 리마인드 대화로 관계 회복 시도 → "아까는 제가 좀 날카로웠네요. 그래도 같이 해결해 보죠"
마무리하며
우호성은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조율하는 실질적 전략입니다.
높은 우호성은 관계를 위한 감정 조율,
낮은 우호성은 기준을 위한 명확한 단호함으로 작동합니다.
당신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요?
그리고 지금의 역할, 협업 구조, 관계의 밀도는
당신에게 어떤 상호작용 전략을 요구하고 있나요?
다음 편에서는 성실성(Conscientiousness, C)을 다룹니다.
우호성이 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성향이라면,
성실성은 실행과 책임의 구조를 설계하는 성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