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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림 Apr 07. 2020

구름을 먹을 수 있다면... 후쿠오카 카페 델솔

2020. 1. 10 금요일  카페 델솔(Cafe Del Sol)

주중의 쉴 틈 없었던 학교 수업, 그리고 끝이 안보이는 숙제 덕택에 내 몸은 달콤한 휴식과 비타민이 급 땡기는 매우 피곤한 상태. 평소대로였다면 숙소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을 텐데 오늘만큼은 조금 달랐다.

사실 며칠전부터 맘에 두었던 팬케잌 카페였었기에 좀전의 피곤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달콤함만으로도 달랠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2004년생 나는 지난 1월 3일 엄마와 함께 꽤나 두툼한 여행가방을 두개씩 들고서 일본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했다. 후쿠오카에 2월말까지 딱 두달간 체류하고 돌아갈 예정인데 목적은 단기어학연수 때문이고, 앞으로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해 보겠다고 하필 일본어를 그리고 단기어학연수를, 그것도 이 시국(?)에 후쿠오카까지 오게 되었는지의 절절한 사연은 틈틈히 글로 남겨보려 한다.


기대가 되는 건 (아빠, 죄송합니다) 일본어의 실력배양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음식-특히 면요리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것, 걱정이 되는 것은 (엄마, 죄송합니다) 두달간 좁디 좁아 숨을 곳 조차 없는 이 7평 남짓한 원룸에서 맛깔난 엄마의 잔소리를 면할 방법이 없다는 것.


한국에서 일본 후쿠오카를 가는 노선 (하늘로는 1시간, 바다로는 3시간)


내가 방문하려는 맛집의 절대조건은 현지인 위주의 인기가게여야 한다는 것. 후쿠오카와 오사카란 곳이 한국인이 워낙 많이 방문하는 관광도시이기에 포털에서 후쿠오카 또는 오사카맛집 을 검색해보면 그 내용이야 사뭇 다르겠지만 한결같이 같은 매장에 비슷한 메뉴가 추천되는 것에 나는 식상했고 의아했다.


일본어학교 쌤으로부터 추천받아 찾게 된 카페 델솔( Café Del Sol )은 후쿠오카의 시내인 텐진이란 곳에서도 중심에 위치한 팬케잌 전문점인데, 현지인의 인기가 실로 대단함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비단 길게 늘어선 대기줄 뿐만이 아니라 일년 사시사철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점 아닐까 싶다.


사실 후쿠오카는 가족여행차 적어도 6~7번 다녀온 기억이 있는데, 두어번인가 아빠가 데리고 갔다가 대기줄에 기가 눌려 돌아가고 또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어느 날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이었고, 또 어느 날은 10년만에 눈을 본다는 후쿠오카 현지인의 함박웃음을 기억하게 되는 1월의 어느날 이었다. 땀이 비오듯 내리던 그 날도, 함박눈은 아니지만 눈을 구경하게 된 추웠던 그 날도 기나긴 대기줄은 변함이 없었고 그럼에도 지치기는 커녕 즐거운 마음으로 입장순서를 기다리는 일본인을 보면서 여기, 찐 맛집 ! 이란 확신이 들었다.  


후쿠오카 팬케잌전문점 카페 델솔



 맛집을 소개하는 블로거들의 오만가지 촬영테크닉과 그 기교를 뿜어내 줄 묵직하고 비싸 보이는 카메라 접사렌즈에 담아 본들 모니터상에서 만나는 초고화질의 팬케잌은 아무래도 살만 뒤룩 찌게 만들 고열량 식빵에 불과했었다. 여기까지가 카페 델솔에 오기 전 팬케잌에 대한 나의 단상이었으나 지금부터 소개할 카페 델솔의 팬케잌은 내 머릿속을 지배했던 그저 그랬던 식빵의 이미지를 리셋(Reset)시켰으며, 아무튼 걱정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 맛과 향을 어떻게 기억에만 담아두고 살아야 할지 ㅠㅠ.


다음 기회에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나는 인생맛집이라 생각할 곳에서 만난 음식만큼은 사진으로 남기지 않으려 한다. 음식을 즐기면서 동시에 오감을 총동원하여 스폰지마냥 다 빨아 들이려 노력한다. 맛과 향은 기억에 담아두고 음식과 나의 목젖 사이에 떠 다니는 분자 단위의 모든 움직임조차 모두 가둬두려 한다. 그래서 내 옷과 가방엔 포켓이 많은걸까? 그건 아닌것 같은데. anyway.

 

민트

생크림위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한 줄기 민트잎. 씁쓸하면서도 한편 상쾌하고 발랄한 민트 특유의 알싸한 향취에 입안 전체가 그의 향기에 도취되었다. 향기를 담아둘 찰나 순식간에 뻥하고 코가 뚫리는 그 청량감은 토핑으로써 존재하기엔 그가 너무 안타까웠다. 시련의 주인공이랄까.


넛트크런치

갓 구워낸 고소한 버터쿠키의 바삭함과 사뭇 다를 바 없었던 넛트 크런치. 바싹 마른 넛트를 쨍한 태양빚으로 더욱 건조시킨 씩씩하고 건강한 바삭함.  뽀송뽀송한 팬케잌의 촉감과는 가는 길이 다르지만 차라리 180도 다른 삶을 살기로 작정한 남남이 된듯 오히려 그 배짱이 당당해서 좋았다. 내 길을 간다- 이런 느낌일려나.

슈가파우더

디저트왕국이 있다면 이 분은 단언코 여왕 지위를 노리는 사악하지만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조연이다. 어떠한 색상에서도 아름다움을 덧 입히고 어떠한 식감에서도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디저트의 화룡점정 슈가파우더. 누가 뭐라 했나? 살짝 닿기만 해도 스르르 녹아 사라지는게 사악함을 감추는 순백의 눈꽃얼음같기도 하다. 아쉬운 까닭에 한 입 또 한 입 멈추지 않고 계속 넣게되는 이 분은 칼로리를 의식하는 내게 사악하기 그지없다. 영화를 보라. 사악할수록 예쁘지 않나 아니면 사악하기에 예쁜건가.


생크림

우유의 참 맛을 고이 간직해 오면서도 고소함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설탕으로 발효시킨 듯 달디 단 이분은 무언가의 고집인지 집념에 사로잡힌 듯 시간이 지나도 그 형체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여성에게 뚝심이라 표현하기엔 혀로 전달되는 촉감에서 상처받을 것 같고, 무언가 마땅한 형용사를 찾는 와중에 팬케잌 한 조각을 찍어 먹으니 폭신한 구름에 한줄기 햇살을 담아 입에 담는 듯. 아름다움을 뺏기지 않으려 하듯 내 입이 마음대로 열어지지 않는다.


바닐라젤라또

지상에서 가장 고운 향을 자아내는 바닐라 꽃, 그 꽃잎을 따다 급속냉동한 듯 부드럽고 쫀득한 바닐라 젤라또. 한 입 넣어보니 비오는 이탈리아 한적한 거리의 노란색 조명이 도시의 화려한 불꽃놀이에 나도 끼워달라고 앵앵거리듯 그 절절함이 눈 앞에 생생하게 묘사된다.  

생크림을 찍어 먹었다면 이번엔 젤라또를 발라 먹어보자.

따뜻한 팬케잌과 차가운 젤라또가 뒤 섞이는 그 순간은 마치 천당과 지옥행을 구분짓는 심판대위에 홀로 서 있다 천당문이 열리는 극락에 발을 디디는 순간이었다.

생크림이 가을 햇살담은 맛이라면 젤라또는 여름 밤하늘 넓게 퍼진 신비한 은하수의 맛이라 말하고 싶다.


냉동 라즈베리

 

다음은 라즈베리의 차례. 요거트와 젤라또를 라즈베리와 어떻게 데코해 보아도 입 속은 그저 황홀할 뿐. 젤라또 위에 라즈베리 반스푼 올리고서 빵에 발라 본 나의 레시피는 가을 깊은 하늘 은하수에 퐁당 담긴 붉은 초신성의 맛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요거트

목장의 신선함을 CTRL-C 해서 CTRL-V 했다면 바로 이 것이다. 기대 이상의 쏠쏠한 깊이감에 스푼이 푸욱 잠긴다. 소소한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 궁금한 마음에 스푼을 살포시 들어 올린다. 요거트가 뿜어낼 수 있는 농도의 한계치를 과시하듯 뚝, 그리고 뚝.뚝.뚝 시차와 파동을 주면서 마지못해 떨어진다.

딸기의 모양을 띠고 있는 딸기잼의 당도 역시 한계치를 겨루는 듯한 단맛의 극상이었다. 요거트와 적절한 비율로 섞은 후 팬케잌에 발라 먹으니 좋다는 엄마, 나는 딸기잼만 살짝 걷어내 팬케잌에 덜어 먹으니 딱이었다.

시적 표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일상의 무언가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내 자신과 관련을 지어보는 희한한 습관이 있었고, 이순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떨어짐과 동시에 표면에 경계선을 그어버리는 요거트.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계선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그 속에 녹아들어 위화감 없이 어우러진다.

내 처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비록 '한국인' 이라는 외지의 아우라를 뿜으며 조심스레 들어왔던 이 카페에서도, 난 점점 현지인들의 사이에 녹아들어, 위화감 없이 온화한 식사를 즐기고 있던 것 이다.


딸기

포크로 찔러보기 전에는 누구나 모형으로 착각할 수 밖에 없을 만큼의 마치 손톱 사이즈의 큐빅 알갱이를 진열해놓은 듯한 새빨간 딸기. 딸기는 계절 과일이기에 제철이 따로 있지만 접시에 사뿐히 올려진 딸기는 눈짐작만으로도 당도가 읽혀질 만큼의 선명한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국이었다면 딸기만 따로 포장해서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고 싶었을 정도였으니. 엄마왈 모종이 달라서 한국의 딸기맛과 다를 수 있다 한다. 잘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긴 하다.


블루베리

어째서 같은 베리인데 스트로베리(딸기)와는 전혀 다른 단맛일까? 이름만 보면 사촌뻘 되어 보이는데 입안으로 들어간 후에는 팔촌의 십육촌이 되어 버린다. 허풍이 좀 있는 쉐프라면 '어제 막 따온 블루베리입니다~ ' 라고 말해도 십중팔구 그려러니 하겠고, 겸손이 지나친 쉐프라면 '맛이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 라고 말해도 대부분  '아녜요. 단맛이 대박이네요' 라고 대답을 할 수준.

지금껏 접한 블루베리는 늘 냉동고에서 해동시킨 것 이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이 과실은 방금전 누군가가 과수원에서 막 수확해 온 것이라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아니 그럴수도 있겠다. 충분히.


포도알

그림을 그리면서 몇 번을 머뭇거리게 만든, 그래서 생각이 많았다. 구슬같이 청명한 색을 강조하자니 깨물며 터져 나오는 달디 상큼한 향을 놓칠것 같고, 시월의 청량한 하늘의 맛을 표현하자니 이토록 맑고 씩씩한 색감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 찾았다. 이솝우화에서 그 답을 찾았는데 '여우가 왜 울타리를 뛰어 넘었을까?'  


아빠가 말씀하시기를 (하도 많이 말씀하셔서 외워졌다) 주인공은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그렇다. 주인공은 역시 빵이었고 지금까지의 많은 과실은 영웅을 돋보이기 위한 조연급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과실 하나 하나에 감탄을 연거푸 쏟아 내었으나 결국은 빵에서 오감이 폭발하고 말았고, 밀가루 중독에 가까운 내가 가져왔던 밀가루 빵에 대한 구구절절한 식감 모두를 다 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아무리 곱 씹어도 밀가루 냄새따위 1도 풍기지 않았다. 밀가루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은 이 점만 상기해도 100점 만점중 80점은 주었을 것이다.  

구름을 먹을 수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폭염을 간신히 이겨내었다는 안도감을 선사할 초가을 선선한 아침바람에 백짓장 후~ 불어 날라가듯 폭신한 이 빵의 정체는 무엇인가.

한번 더 무명의 구름을 팔아야겠다. 나는 지금 청명한 가을 한 조각 구름을 사뿐 밟고 있고, 발끝에서 전해지는 그 촉감이 혀 끝까지 손실없이 전달되는 전율의 식감.

구름이 나를 감싼건지 내가 구름을 붙잡은건지.



부록. 빵에서 나오는 열기

삼국지를 읽어보면 영웅의 뒤에는 언제나 영웅을 만든 훌륭한 모친 혹은 무명의 아버지가 계셨다. 굳이 안구를 확대해 볼 필요없이도 구름에 비유된 영웅이 반쯤 사라질때까지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명구중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령같은 존재가 되는거지' 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그렇다. 영웅의 열기는 부모였고, 이 매장을 지켜주는 유령같은 존재였다.  


후쿠오카 카페델솔 메뉴판


위 메뉴판에 등장한 영웅들을 모두 불러내고 싶었다. 아니 양손 가득 테이크아웃이라도 해서 이들과 걸죽한 파티를 이어가고 싶었는데 2월까지의 두둑한 시간은 내 편이고 적어도 세 번 이상 다시 올 것을 다짐했다.

디저트는 일단 눈으로 먹는다고 했지. 화사하다는 표현으론 한참 모자라고 적절한 형용사를 찾다보니 디지털 세대인 나의 단어로는 풀칼라를 너머 4K 그것도 모자라 8K로 묘사해야 할 팬케잌이었다.


한편 리미티드(한정)란 단어는 소비자들의 경각심과 긴장감을 자극시키는 단어 뿐인 줄 알았건만, 카페와 식당의 메뉴판에까지 침투한 이 단어는 한 술 더 떠서 인간의 식욕마저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내가 최고야. 너는 멀었어. 아니 넌 빠져. 넌 한물 갔잖아.... 마치 서로가 지존이라며 자태를 뽐내는 메뉴 모두가 내겐 영웅이었지만 그래도 'Limited' 란 전리품을 쟁취한 오늘의 '겨울한정 딸기팬케잌' 은 메뉴선택에 있어서 일말의 여유도 허락치 않았다.

장담하건데 카페 델솔에서는 메뉴선택 장애에서 해방될 듯.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애가 타는듯한 심정이었으나 티내지 않고 표정만큼은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니 이토록 아름답고 황홀하기 그지없는 영웅을 모셔두고 무슨 할 말이 그토록 많은지 뒤로 기대앉아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들 있었다. 나는 절대 저리 못하리. 배고파서인지 원래 음식먹을 땐 말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어서인지 아니면 둘 다였는지 여하튼 포근한 냄새와 감미로운 향이 주위를 맴도는데 미치겠다. 아아.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어른들은 넋 빠졌다 라고 표현하신다) 먹다가 '대화좀 하면서 먹자' 는 엄마의 핀잔에 주위를 살짝 둘러 보니 모두들 커피 혹은 쥬스와 팬케잌을 곁들여 먹고 있었다. 팬케잌 하나만 주문하면 촌티날까봐 음료를 추가 주문했을 수도 있겠지. 라는 나의 억측은 16세 이 나이에 아직은 커피를 마실 줄 모르니 명쾌한 해석을 내릴 수 없을 뿐이다.








 약 2년 6개월 동안 닫혔던 하늘길이 열렸고, 사람들의 잠들어있던(혹은 자는 척 하던) 무수한 여행의 갈망들이 눈을 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으며, 일본에 도착한 당일날에 약속이라도 한 듯 카페 델 솔을 찾아갔다.


신메뉴 등장


카페 내부 모습



 2년 반 전에 먹었던 그 다채로운 베리 팬케이크를 다시 한번 맛 볼수 있다니..!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메뉴판을 열어본 순간 깨달았다.


후와후와 베리 흐루츠 팬케이크는…

겨울 시즌 한정… 이었던 것이다.


 아쉽지만 이것도 이거대로 기회였다. 다른 메뉴를 심적 부담감 없이 먹어볼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주문 한 것이 바로, 코로나 사태 때 한창 여행에 목말라 있던 내가 카페 델 솔 인스타를 뒤지다 우연히 목격한 혁신의……


녹차팬케이크 & 흑당타피오카


 녹차 후와후와 팬케이크 with 흑당 타피오카 and 와라비모찌(고사리떡)!


 그리워서 인지 아니면 감동의 재회 덕인지, 평소에 먹던 온갖 녹차류의 디저트보다 백배 천배는 더 풍요로운 맛이었다. 부드럽고 시원한 녹차 아이스크림과의 케미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고, 달콤한 흑당에 푹 담긴 타피오카 펄을 하나씩 빵에 올려먹는 것도 식감의 재미였다. 색부터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고구마 맛탕은 오히려 정반대의 식감이기에 폭신한 빵과의 모순적 조화를 이루었다. 2년 반이란 세월이 지나도 이 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크랜베리 토핑(^^)을 잊지 않는 카페 델 솔의 센스란 보통 사람은 범접하기 힘든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입가에 묻은 녹차 가루를 닦은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 찾아가는 길은 아래 주소를 참조.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cafedelsol_fukuoka

주소. 1 Chome-14-45 Daimyo, Chuo Ward, Fukuoka

         텐진 중심가에 있으나 골목길로 20미터쯤 가야하기에 주의요망

영업시간. 12시에 오픈 늦은 10시에 종료 (21:30분 마지막주문)

기타. 1인 1음료 필수, 오히려 팬케잌이 옵션



* 저는 음식, 맛집 블로거가 아니며 매장 혹은 점주로부터 어떠한 댓가를 받고 글을 쓰지 않습니다. 일본에 단기 어학연수차 2달간 후쿠오카에 체류하면서 나름 최고의 식당을 찾아 떠난 극히 개인적인 체험담을 일기삼아 브런치에 차곡 차곡 담아보려 합니다. 이 곳에 올려진 그림은 제가 직접 그리거나 촬영하여 편집한 사진으로써 저의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퍼가시면 안됩니다.





P.S

한편 궁금했다.

형형색색의 과일색에 화음을 넣듯 파스텔 톤의 화사한 접시에 이 화려함을 담았다면 더욱 맛깔난 데코레이션일텐데... 라고 말이다. 취미로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던 난 사물을 2차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살아왔으니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은 당연한 것.

며칠이 지나 다시 생각해보니 단순하기 그지 없었던 단색의 접시 색상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보석과 같은 영롱함과 생동감 넘치는 풀칼라 색상을 최대한 끌어 내기 위한 소소한 배려이자 최대한의 희생양이 바로 접시였음에 그나마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자부심은 상처받기 딱 좋았다.

주연과 조연을 명확하게 재단한 쉐프의 판단에 존경을, 그리고 엄마의 말씀으로는 매우 비싸 보이는 접시라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웅을 위한 레드카펫이 된 접시의 희생에 조의를 표한다.


음식을 가슴으로 보는 지혜, 日日又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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