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light 02화

몸통박치기

by 원준

이 글을 보기 전에 제목보고 " 뭐지?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몸통박치기는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 중 하나이다.

포켓몬스터는 무엇인가? 하는 분은 거의 없겠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인공인 지우가 포켓몬 마스터가 되기 위해 포켓몬들과 함께 모험과 성장을 거듭하는 만화이다.

그리고 몸통박치기는 포켓몬들의 화려하고 멋진 기술 중에서도 지극히 평범하다.

아니 그러다 못해 이게 기술이 맞나 하는 기술인데 포켓몬들의 대부분은 처음에 이 기술을 한다.

근데 이 모습이 마치 우리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난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나는 어린 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면 마치 나는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날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몸통박치기라는 기술 빼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난 지극히 약했고 세상이라는 무서운 포켓몬이 살짝만 쳐도 쓰러졌다.

" 어떻게 저렇게 무시무시한 세상을 이길 수 있지? 그게 되는 걸까? "라는 절망도 찾아왔다.

그러던 중에 다른 주변을 보았다. 그들 또한 나와 같은 처지들이었다.

도전, 실패, 도전, 실패 그리고 또 도전

이 뫼비우스 띠 같은 상황에 이게 맞을까 싶었다.

그러던 중에 한 명씩 한 명씩 친구들이 자신만의 기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뭐지? 어떻게 한 거지?

난 궁금해서 모든 친구들에게 물어보았고 그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 공통점은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구두구두구두구두


그냥 계속 몸통박치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진짜 그것이 전부이다.

이 단순한 방식은 날 이해가 가게 하다가도 어이가 없게 했다.

그 당시에 난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나가서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갔는데 이런 걸 보면

뭔가 타고난 운이 있는가 싶기도 하고 심정이 복잡했다.

또 동시에 나 스스로가 싫기도 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고 그냥 아무도 없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의욕은 사라지고 내가 뭐하는지 난 어디로 가는지 점점 방향성을 잃어갔다.

그러던 중 내 폰에 뜬 인터뷰 영상이 하나 있었다.

그 영상 속 주인공은 데이비드 베컴이라는 세계적인 축구선수였다.

그의 최고의 기술은 프리킥이었는데 그 프리킥은 하루아침에 만든 것이 아니라

하루에 수백 번에서 수천번을 프리킥 연습을 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프로가 된 이후에도 계속 그렇게 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그걸 듣고 " 저 세계적인 선수도 저러는데 내가 뭐라고 "라는 말을 하며

다시 한번 나에게 리플레쉬를 주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수 없이 넘어지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다.

거기다가 많은 일들로 인해 끝내 운동선수로써는 빛을 보지는

못한 거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전보다 조금 더 성장을 하였고 무엇보다 맷집이 생겼다.

지금도 세상이라는 포켓몬이 안 무섭지는 않다. 무섭고 크긴 하다.


그렇다고 도망가고 싶지도 않다.

오늘도 난 글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몸통박치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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