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이유: 꿈돌이, 꿈순이와의 재회 기념품

꿈돌이 포스트잇 엑스포 과학공원 한빛탑

by ㅇㅇㅇ

(구매일: 2024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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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였던 꿈돌이와 꿈순이는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이다.


1993년에 열린 대전 엑스포를 방문했었다. 워낙 어린 시절이라 그날을 또렷이 떠올릴 수는 없지만 어떤 외국관을 관람했고, 그 관에서 기념품을 샀던 기억이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일부 기억마저 사실인지 착각인지 혼동되는데, 대전 엑스포의 마스코트가 꿈돌이와 꿈순이라는 건 잊은 적이 없다.


당시에는 꿈돌이와 꿈순이의 인기가 굉장해서, 대전에서 먼 지역에 있는 나의 초등학교 문구점에서도 이 친구들의 관련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내 방에는 꿈돌이 마스코트 지우개, 꿈돌이 필통, 꿈돌이 저금통, 꿈돌이 크레파스, 이 외에도 다양한 꿈돌이 관련 상품을 가지고 있었다(꿈순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린 나는 꿈돌이를 더 좋아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꿈돌이와 꿈순이가 보이지 않았고, 내 방을 채우던 꿈돌이와 꿈순이 관련 물건도 쓰임을 다하고 사라지며 이들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꿈돌이의 부활 소식이 들려왔다. 반가운 소식이면서도 마냥 반갑지는 않았다. 이때는 추억팔이로 돈을 벌려는 레트로 마케팅이 여기저기서 일어났기 때문에, 꿈돌이마저도 이런 레트로 마케팅에 이용당한 거라는 의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 이후에 꿈돌이와 꿈순이에게 네 명의 자식들과 두 명의 반려동물이 생겼고, 앞으로는 이들과 함께 꿈씨패밀리로 활동한다는 또 다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친구들의 부활이 실감 났다. 나는 아직도 미혼인데 꿈돌이는 기혼에 자식까지 생겼다는 설정이 다소 충격적이었으나, 그래도 또 한 번 이 친구들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기쁜 일이었다.


작년 말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대전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다.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30여 년만의 방문이었다. 대전에 간다고 하면 대다수 사람이 성심당 방문을 기대하지만, 나는 꿈돌이와 꿈순이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대전 여행을 계획하자마자 꿈돌이와 꿈순이를 만날 수 있는 장소와 굿즈 상점의 위치부터 검색했다. 평소에는 굿즈를 상술로 보고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데, 이번 대전 여행에서만큼은 기꺼이 꿈돌이와 꿈순이를 위해 지갑을 열고 싶었다.


대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엑스포 과학공원이었다. 과거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곳에 아직 남아있는 커다란 엑스포 다리와 한빛탑 그리고 꿈돌이와 꿈순이의 조형물을 본 순간,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던 1993년 대전 엑스포의 풍경과 분위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정말 이곳에 왔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어린 시절의 내가 왜 꿈돌이를 좋아했는지 궁금했었다. 어른이 돼서 과거의 꿈돌이를 찾아보니 마냥 귀엽다고 하기에는 귀여운 생김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얼굴, 몸, 다리가 동그래지면서 확실히 귀염상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세모난 얼굴, 세모난 몸, 세모난 발을 가진 미래지향적인 형태라 오히려 세련되어 보였다. 어린 나이에도 감각이 성숙하여 세련된 걸 좋아했을 수도 있지만, 어린 나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꿈돌이의 인기에 휘말려서 좋아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전엑스포공원에서 선명해지는 기억에 감동하는 자신을 보면서, 어린 나는 대전 엑스포에 대한 즐거웠던 경험으로 꿈돌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았다. 만약 과거의 어린 내가 이곳에서 꿈돌이와 꿈순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에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친구들과 이곳에서 재회하면서 내가 정말 이들을 좋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예상했던 시간보다 오래 대전엑스포공원을 걷고 또 걸으며 추억을 찾아냈다.


여행 마지막 날, 꿈돌이 기념품샵에서 굿즈를 잔뜩 구매할 거라는 계획과는 다르게 꿈돌이 <꿈돌이 포스트잇> 하나만 구매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상품이 다양하지 않아서 소비 계획이 틀어졌다만, 그래도 그 안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포스트잇이라서 실용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대전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를 상징하는 한빛탑과 나의 오랜 친구들 꿈돌이와 꿈순이가 함께인 그림이라서 좋았다. 이 그림 속에 이번 대전 여행의 목적과 추억이 가장 잘 담겨있어서 사용할 때마다 우리의 반가운 재회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 전에 꿈씨패밀리 신규 캐릭터로 꿈돌이의 부모님과 셋째가 추가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나도 꿈돌이, 꿈순이와 같이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식을 듣게 되면 거리감이 느껴진다. 부모님이 된 사람과, 부모님이 되지 않은 어른의 거리감이랄까. 한때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었던 꿈돌이와 꿈순이는 이젠 한 가정의 부모님이 되어 인구 소멸의 시대를 향한 꿈과 희망이 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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