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I. 살아가는 나 : 가족 부양과 내 삶의 무게 사이에서
혼자라는 외로움을 잊게 하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 엄마.
오늘도 엄마와 나는 서로의 인생을 지켜보며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내 삶을 살아갈 용기를 배운다.
열 살의 나에게도, 마흔 살의 나에게도
내 성공에 누구보다 기뻐하고,
잘못하면 가차 없이 무섭게 혼을 내는
작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엄마가 내 곁에 있다.
열세 살,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후부터
엄마는 나와 동생에게 엄마이자 아빠였다.
한 번도 우리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고,
늘 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켰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렇게 강한 줄만 알았던 엄마가
별것 아닌 일에도 눈물을 자주 보였다.
어느날, 엄마가 잠든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너무 왜소하고 작아 보여
가슴이 뭉클해졌다.
'우리 엄마, 이제 이렇게나 늙었구나...'
이러한 엄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여행메이트이다.
효도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엄마와의 여행은
나에겐 행복을 충전하는 귀한 시간이다.
내가 처음 차를 사서
엄마와 단둘이 남해로 여행을 떠났던 날.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경치에 창문을 열자,
엄마는 평소답지 않게 큰 소리로
"우와~~ 좋다!!!" 하고 비명을 지르며 좋아하셨다.
"엄마, 그렇게 좋아?"하고 되묻자
"그래~~ 너무 좋다~~~!!"
라고 대답하던 엄마의 그 환한 미소와 목소리가
내겐 아직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엄마와의 여행은 누구보다 편안하고,
엄마의 기쁨은 내게 두 배의 기쁨으로 되돌아온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도 자주 함께 여행을 한다.
이렇게 엄마와 나는
서로의 인생을 지켜보며
조금씩 나이들고 있다.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도 하지만
그런 건 TV를 보며 깔깔거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린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엄마의 곁에서
나를 지키고,
엄마를 지키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다짐한 나를
더 단단하게 살아가게 하는 힘,
책임져야 할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내겐 무겁지만 소중한 삶의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