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 푸틴과 러시아의 부활
보잘것없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참 많은 수모를 당했다
이 많은 수모를 겪는 동안 잠들어가던 시베리아 호랑이는 힘에 대한 숭배를 멈추지 않았다.
힘, 힘, 힘
오직 무너지지 않는 힘만이 이 보잘것없는 호랑이를 되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여기에 한 사육사가 나타나 호랑이의 염원을 들어준다.
혜성같이 나타난 그의 존재는 잠든 시베리아 호랑이를 각성시켰다.
각성된 호랑이는 처음에는 토끼를 그다음에는 버펄로를 그다음에는 코끼리를 사냥했다.
그렇게 그 사육사는 잠든 호랑이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제 잠을 자던 시베리아 호랑이가 눈을 떴다.
자유는 그 호랑이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덤불 뒤에 숨어서 어린아이 마냥 떨고 있다.
해설: 이 작품은 러시아 제국, 소비에트 연방, 푸틴 체제라는 3단 변화를 하나의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은유에 담아낸 시입니다. 나폴레옹의 침공과 2차 대전 동안의 나치의 침공,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패배 등 냉전 이전과 냉전의 종식 이후 무너졌던 자존심을 푸틴이라는 인물이 ‘힘’이라는 도구로 부활시킨 과정을 재해석했습니다.(1•2차 체첸 내전, 그로지야 전쟁, 크림 반도 합병, 돈바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사회에서 자유주의 세력이 가지는 한계와 두려움(천연가스 공급 차단, 안보 불안)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호랑이는 야성과 존재감이라는 은유를 함축하고 있으며 사육사는 푸틴을, 토끼는 체첸 공화국을, 버펄로는 그로지야를, 코끼리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합니다. 또한 이 시는 러시아의 역사 서사뿐만 아니라, 힘의 부활과 국제질서의 순환적 특징을 경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