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 병아리 집사 13
바다와 파도는 시골에서의 삶에
자연스럽게 물들어갔다.
우리의 일상도 다시 천천히 흘러갔고,
아이는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는 듯,
예전처럼 동물이 나오는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가 무심코 아이가 보는 화면을 보았다.
'오.. 리..?'
병아리, 메추리에 이어 이번엔 오리라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그런데, 오리알을 구해서 부화시켜도 문제였다.
2주 후에 키워줄 사람이 없었다.
병아리 메추리까지는 수락했지만,
어머님은 오리 키우기는 영 자신이 없다고 하셨다.
안 되겠구나 하고 포기하려고 할 때였다.
오리 유정란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구입 후 가정에서 부화시킨 오리를 키우기 힘드신 분은
다시 판매한 곳으로 데려다주셔도 됩니다.'
라고 쓰여 있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곧바로 확인 전화를 했다.
오리가 갈 곳이 정해지자 마음이 안심이 되었다.
그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도착한 오리알 3개를 부화기에 넣었다.
D-28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스마트한 집사가 되기 위해
오리 키우기에 대해 꼼꼼하게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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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우리에게 귀여운 오리 삼총사가 찾아온 것이다.
부화기에 넣은 알은 모두 부화에 성공했고,
오리 세 마리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부화율이 이렇게 높을 줄이야!
마법이라도 일어난 걸까?
알 3개가 모두 부화에 성공하다니!
갑자기 식구가 늘자 집사도 더욱 바빠졌다.
오리는 병아리 메추리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어렸을 때 보던 만화의 도날드덕 캐릭터가 생각나며
볼 때마다 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뒤뚱뒤뚱 걸어 다니며 온 집안을 거리낌 없이 누비고 다녔다.
아이가 조금만 움직이면 오리 세 마리가 졸졸 따라다니고
뒤뚱거리고 걷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아이가 들고 있던 말린 밀웜 하나에도
모두 신이 나서 꽥꽥꽥 소리치며 뛰어왔다.
오리들은 모두 건강하고 활발했다.
세 마리가 서로 의지하며 꼭 붙어 자는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2주가 더디게 가길 바랐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오리가 부화하는 그날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우리에게 타임머신은 없었다.
애써도, 애쓰지 않아도,
시간은 1초의 착오도 없이 정확하게 흘러
2주가 되었다.
우리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제 어떻게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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