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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떼쓰기에 지쳤나요?

슬기로운 어린이집 생활 2

by 달빛서재

"선생님."

하고 부르며 뽀로로 달려오는

아기곰을 닮은 귀여운 모습,

웃으면 초등달이 되는 예쁜 눈,

블록 쌓기를 할 때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마지막 블록에 집중하는 모습까지도

천진난만한 살 귀염둥이,

바라볼수록 사랑스러워 한번 더 안아주게 된다.


그러나,

점심시간만 되면 긴장이다.

아이의 초예민함은 뾰족한 핀으로 찌르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풍선과 같다.

하루 종일 종알종알 떠들다가도

식판이 앞에 놓이면

몇 번을 숟가락을 내밀며

먹자고 권유해 봐도 묵묵부답이고,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시계를 연신 바라본다.

달래고 달랜 끝에 겨우 입을 벌린 아기새는

한 숟갈 입에 넣자마자 뿜어져 나온다.

경기를 일으키는 것처럼

손발을 파르르 떨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


'목에 음식이 걸린 걸까?

발작이라도 일으키는 건가?'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스럽다.

조심스레 살펴보고 이런저런 말로 달래 봐도

돌아오는 건 일어날 기색 없이

파르르 떨리는 손발뿐이다.

" 먹기가 싫은가 보구나. 이제 그만 먹을까? "

선생님의 얘기에,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스르르 일어나 앉는다.


다음날 또 다음날 거듭되는 행동에

마음을 다잡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다.

조용히 평화롭게 아이들과의 식사 시간을 유지한다.

평소처럼 친절하고 다정하게 아이를 대한다.

"시금치 먼저 먹어볼까? 아니면 계란을 먹어볼까?"

"선생님 도움이 필요하면 울지 말고 말로 이야기해 줘."

그러나 과잉 행동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처음 며칠은 더 과한 행동과 울음으로

선생님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기다림과 평정심 유지가 필요하다.

'과잉행동에 반응을 보이지 말자ㆍ'

'긍정적인 행동이 보이면 즉시 칭찬하자.'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뇐다.

얼른 꼭 안아주고 괜찮다 안 먹어도 된다

말해주고 싶지만 입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꿀꺽 삼킨다.

몇 숟갈 뜨다가도 울음과 함께 이내 뒤로 쓰러지는 아이

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간다.

점심시간만 다가오면 잔잔해 보이는 나의 겉모습과 달리

안쓰러운 마음에 머릿속은 뒤엉킨 실타래가 된다.


그리고 5일째 되는 날 어김없이 시작된 점심시간,

.

.

.

.

.

아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스스로 숟갈을 뜬다.

"선생님, 나 이거 먹을 거예요!"

바라보며 쌩긋 웃는다.

"와! 밥 먹는 거야? 스스로 먹는 거야? "

꼭 안아주며 사랑 듬뿍 담긴 칭찬과 격려를 해준다.

'오늘부터 요이땅!'

아이의 즐거운 식사가 시작된다.




떼쓰는 아이를 대할 때는,


1.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만으로도 1차 진정이 된다.

"화가 났구나"

"그게 너무 하고 싶었지?"


2. 흔들리지 않는 규칙으로 일관된 태도를 유지한.

아이의 기분은 이해해 줘도 규칙은 흔들리면 안 된다.

"네가 울어도 이건 안된다고 했지?"

"너무 먹고 싶겠다. 그런데 지금은 사탕 먹을 시간이 아니야"

아이는 처음엔 더 크게 떼쓸 수 있지만, 일관성을 반복하면

결국 기준을 받아들인다.


3. 떼쓰는 순간에는 조용히 기다린다.

과도한 설명이나 화내기는 오히려 역효과다. 말을 줄이고 위

험하지 않다면 거리를 살짝 두고 아이에게 시간을 준다.


4. 아이가 감정을 다 쏟고 나면 대화로 연결한다.

이때 떼를 부린 직후가 아닌,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까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얘기해 줄래?"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령별 떼쓰기 지도법 꿀팁!


만 1세 전

특징: 욕구 대부분이 생리적인 경우(배고픔, 졸림, 기저귀)

지도: 욕구 먼저 충족 & 안전 확보

“배고팠구나, 밥 먹자”

만 1~2세

특징: 말이 서툴고 감정 폭발이 잦음

지도: 감정 수용 & 주의 전환

“이거 하고 싶었구나. 우리 ○○ 놀이하자”

만 2~3세

특징: 자율성 발달, “내가 할래” 고집

지도: 선택권 부여, 일관된 규칙

“이거 먼저 할까? 저거 먼저 할까?”

만 3~4세

특징: 이유 이해 가능, 협상 시도

지도: 간단한 이유 설명, 규칙 유지

“밥 먹고 나서 할 수 있어”

만 4~5세

특징: 감정 조절력 발달, 규칙 이해

지도: 문제 해결법 함께 찾기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만 5세 이상

특징: 사회 규칙, 타인 입장 고려 가능

지도: 스스로 조절하도록 격려

“네가 스스로 참아냈구나, 멋지다."


아이의 떼쓰기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떼쓰는 모습에 부모가 흥분하고 감정적으

로 대응하지 않도록 하자. 잠깐 멈춰서 천천히 심호흡한 후,

분하게 반응한다.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제한하며 평행

한 시소처럼 균형을 잡는다. 쉽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며, 돌아보면 부도 아이도 한 뼘 더 성장해 있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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