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창을 열어 놓는 '제비꽃’

봄의 잔치를 열기 위해 머리엔 왕관을 쓴 봄꽃들이 찾아왔다. 세상은 평화롭고, 미풍의 돛을 달고 봄을 실어 나르며 분주하다. 강남 갔던 제비도 제비꽃을 찾아 바다 건너 남쪽으로 봄을 싣고 찾아왔다. 봄이면, 그 아름다운 눈빛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제비꽃. 초록 치마를 입고, 머리엔 팔랑이는 나비 한 마리, 날개를 펴며 봄의 노래를 부른다.

노랑제비꽃 (3).JPG 노랑제비꽃

제비꽃은 그 어느 식물보다 다양한 이름과 색을 가지고 있다. 보랏빛 제비꽃은 흔히 볼 수 있으며, 긴 타원형의 잎은 톱니처럼 흔들린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어 ‘나물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작고 소박한 모습에, ‘앉은뱅이꽃’, ‘병아라꽃’, ‘씨름꽃’, ‘반지꽃’, ‘장수꽃’ 등의 별칭이 있다.


그저 아름답게 보이지만, 제비꽃은 슬픔을 간직한 꽃이기도 하다. 봄이 오면,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우리의 땅을 유린했다고 하여 ‘오랑캐꽃’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 속에 민족의 애환을 품은 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애잔한 기억을 간직한 꽃이지만, 유럽에서는 아테네를 상징하는 꽃이었다. 중세 그리스도교 시대엔, 장미와 백합과 함께 성모께 바치는 꽃이었다고 한다.


제비꽃은 다양한 색깔만큼 그 꽃말도 다양하다. ‘겸양’, ‘사고’, ‘나를 생각해 주오’ 흰 제비꽃은 ‘소박함’, 하늘색 제비꽃은 ‘성실’, ‘정절’, 노란 제비꽃은 ‘농촌의 행복’, ‘수줍음’, 보라색 제비꽃은 ‘사랑’을 뜻한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 안도현의 ‘제비꽃에 대하여’ 중에서···

12콩제비꽃.jpg 콩제비꽃


봄이 찾아오듯, 제비꽃도 그 어느 곳에서든 피어오른다. 식물 전문가가 아니어도, 우리는 제비꽃을 보고 봄의 소식을 듣는다. 가장 겸손할 때만 찾아오는 제비꽃은, 환하게 봄의 창을 열어 놓고 가는 풀꽃이다. 그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 봄의 노래를 담아 우리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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