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기억나세요?”
“그럼, 다운아! 기억하고 말고. 정말 오랜만이다.”
“저, 연세대에 편입했어요.”
“와! 정말 잘됐다. 축하해!”
오랜만에 들려온 다운이의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치 내 아이가 좋은 소식을 전해준 것처럼 기뻤다.
그날, 아이처럼 해맑던 다운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운이는 수련관에서 공예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던 청소년이었다.
중학교 2~3학년 무렵이었고, 매 수업마다 조용히 앉아 꾸준히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말을 하진 않았지만, 눈빛은 언제나 맑고 반짝였다.
그 아이는 발음이 조금 짧았다.
그래서 더 어린아이처럼 느껴졌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참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말투를 듣다 보면, 어느새 웃게 되고 마음이 말랑해졌다.
보살펴주고 싶은 아이, 지켜주고 싶은 아이.
그래서였을까.
다운이의 어머니는 항상 딸을 걱정하셨다.
너무 순수하고 착해서, 혹시라도 세상에 상처받을까 봐 노심초사하셨다.
수련관 활동은 믿고 보내주셨지만, 그 바깥에서는 늘 마음을 놓지 못하셨다.
그 마음이, 참 이해됐다.
나 역시 그런 적이 있었다.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일 때, 친구를 만나는 것도 걱정이 되었고, 공부 외의 모든 시간이 불안했다.
그 시절의 나는, 아들만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았다.
다운이의 어머니도 그러셨다. 딸을 향한 그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딸.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조용히,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간 아이.
조용했던 아이, 천진한 웃음을 머금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꿈을 향해 걷고 있다.
그 순수함이 세상과 부딪히며 얼마나 다치고 아팠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더 단단해졌을 그녀를 나는 믿는다.
다운아,
그때의 너처럼, 지금도 참 사랑스럽구나.
앞으로도 그 웃음 잃지 말고, 너만의 속도로 천천히,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가렴.
“햇살처럼 맑던 그 미소, 앞으로도 그 미소로 세상을 밝혀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