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우리는 모두 서툴다.
처음에는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는 방법도, 실망을 견디는 것도
하나같이 익숙하지 않았다.
조금 더 어른이 되면 나아질 줄 알았지만,
서툼은 나이와는 별개였다.
어쩌면 살아가는 동안 끝내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들이
세상에는 참 많은지도 모르겠다.
실수한 날엔 괜히 말수가 줄고,
사소한 오해에도 혼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 오히려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필요 이상으로 마음을 다치고,
한 번의 외면에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이라 느끼며
조용히 무너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스스로 가장 많이 미워하게 된다.
왜 이렇게 별일 아닌 일에 마음이 흔들릴까.
왜 여전히 이토록 서툴기만 할까.
왜 아무렇지 않은 척, 잘하지 못할까.
자책은 천천히 내 마음을 잠식한다.
서툰 마음을 토닥이기보다,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게 더 익숙해진다.
그렇게 점점,
나는 나를 안아주는 일에 서툴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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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렇게
조금씩 서툰 채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 사이엔
어느 정도의 엇갈림이 있기 마련이고,
마음이란 건 언제나
제멋대로 앞서가거나
뒤처지기 쉬운 법이다.
서툼이 있다는 건,
내가 누군가를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고
내가 어떤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꾸 실수하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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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완벽하게 말하고, 완벽하게 반응하고,
완벽하게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마음은 수학처럼 계산되는 게 아니라서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고
좋은 의도마저도
상대에겐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사람이다.
우리가 정말 해야 하는 일은
서툰 감정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서툼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나를 안아주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감정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며
“아, 지금은 내가 좀 불안하구나.”
“괜히 예민했던 게 아니라, 외로웠던 거였구나.”
“잘하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던 거구나.”
하고 말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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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서툴다.
가끔은 다정하게 말해야 할 순간에
괜히 모진 말이 먼저 튀어나오고,
미안하다는 말을 끝끝내 삼키고야 만다.
마음을 잘 전하고 싶었지만
어색한 웃음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괜찮지 않은 날을
그저 괜찮다고 말해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런 나도 괜찮다는 걸.
그 서툼은 실패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신호라는 걸.
⸻
혹시 오늘도
자신을 미워하며 하루를 버틴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서툰 마음을 미워하지 말고 토닥여 주세요.“
“혼란스러웠던 감정을 하나씩 풀어주세요.“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서툰 채로도 사랑받을 수 있으며,
조금씩 느리게라도
마음을 배워갈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니 오늘은
조금 부족한 나를
가장 먼저 안아주는 하루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