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른 괴담록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랫집 여자가 틀림없다.
"아니 정말 너무하네. 제가 몇 번을 찾아와야 해요? 네? 아니, 발소리 좀 줄여달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좀 나와봐요!"
정말 목청도 크다. 벽 너머에서 말하는데도 한마디 한마디가 다 들린다. 문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아랫집 여자의 더 커진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니 저기요, 너무 시끄럽잖아요 이 시간에. 발바닥에 발굽을 달았나 대체."
"저녁때마다 찾아와서 이러실 거예요? 뭐가 시끄럽다고 그래요. 그럼 내가 내 집에서 기어 다니기라도 할까요?"
"아니 말을 왜 그런 식으로 해요? 비꼬는 거예요 지금?"
"그쪽이야말로, 툭하면 막대기로 천장 치는 것 좀 그만할 수 없어요? 발소리야 걸어 다니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니 이 아가씨야, 적당히 해야 나도 적당히 할 거 아냐!"
아랫집 여자는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네 어쩌네 하며 씩씩거리고 내려갔다. 오늘은 그래도 꽤 일찌감치 포기하고 돌아간 편이다.
...좀 아쉬운 걸?
그렇다면 이번엔, 윗집 차례다.
나는 망치를 집고 돌아누워서, 머리 위의 천장을 쾅쾅 때렸다. 벽 너머에서 곧바로 윗집 여자의 히스테릭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진짜 이 인간이!"
쿵쿵 발소리를 울리며 걸어가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
이 소리가 너무 좋다.
평범하진 않지만,
마루와 천장 사이의 작은 공간에도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