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마산

by 하린

어느 날, 엄마가 말했다.

“오늘 마산에 잔치 가야 된다.”


나는 대충 감이 왔다.

결혼식이 있었고, 예식장 간다고 했으니,

드레스 같은 옷 입고 가는 자리라는 것도,

뭔가 단정하게 꾸며야 한다는 것도.


근데 서준이는 아니었다.


“오예! 산에 간다!”


그 말을 하면서 신나게 발을 구르는데,

나는 그때 진심으로 궁금했다.

쟤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왜?” 하고 물으니

서준이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마산 가잖아. 마산 가갖고 야호 해야지!”


그제야 이해됐다.

쟨 마산이 ‘산’인 줄 안다.


마산이라는 지명에 ‘산’이 붙어 있으니

당연히 산에 가는 거고,

산에 가면 당연히

“야호~!”를 외쳐야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날 우리 가족은

엄마는 실크소재로 된 하얀 블라우스에 검정치마, 아빠는 검정 양복,

나는 하운드체크 투피스, 서준이는 흰 셔츠에 면바지에 조끼를 입고

나름 단정하게 꾸미고 나섰다.

딱 봐도 결혼식장 가는 복장이었다.


근데 서준이는 그걸 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우리가 단정하게 차려입고 등산을 간다고 믿고 있었다.


나는 그게 너무 웃겼다.

그 착각 자체가 웃긴 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그렇게 당당하게 하는지,

그게 너무 서준이 같아서.


결혼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준이가 조용히 물었다.


“엄마엄마~ 근데 우리 마산에 야호는 언제 하러 가는데?”


그 말 듣고 서준이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진짜로 터졌다.

얘는 아직도 산 안 간 줄 알고 있는 거야.

야호는 아직 남아 있는 미션이었던 거지.


그날의 마산은

누구에게나 지명이었지만,

서준이에게만은 끝내 ‘야호를 못 한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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