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가 말했다.
“오늘 마산에 잔치 가야 된다.”
나는 대충 감이 왔다.
결혼식이 있었고, 예식장 간다고 했으니,
드레스 같은 옷 입고 가는 자리라는 것도,
뭔가 단정하게 꾸며야 한다는 것도.
근데 서준이는 아니었다.
“오예! 산에 간다!”
그 말을 하면서 신나게 발을 구르는데,
나는 그때 진심으로 궁금했다.
쟤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왜?” 하고 물으니
서준이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마산 가잖아. 마산 가갖고 야호 해야지!”
…
그제야 이해됐다.
쟨 마산이 ‘산’인 줄 안다.
마산이라는 지명에 ‘산’이 붙어 있으니
당연히 산에 가는 거고,
산에 가면 당연히
“야호~!”를 외쳐야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날 우리 가족은
엄마는 실크소재로 된 하얀 블라우스에 검정치마, 아빠는 검정 양복,
나는 하운드체크 투피스, 서준이는 흰 셔츠에 면바지에 조끼를 입고
나름 단정하게 꾸미고 나섰다.
딱 봐도 결혼식장 가는 복장이었다.
근데 서준이는 그걸 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우리가 단정하게 차려입고 등산을 간다고 믿고 있었다.
나는 그게 너무 웃겼다.
그 착각 자체가 웃긴 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그렇게 당당하게 하는지,
그게 너무 서준이 같아서.
결혼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준이가 조용히 물었다.
“엄마엄마~ 근데 우리 마산에 야호는 언제 하러 가는데?”
그 말 듣고 서준이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진짜로 터졌다.
얘는 아직도 산 안 간 줄 알고 있는 거야.
야호는 아직 남아 있는 미션이었던 거지.
그날의 마산은
누구에게나 지명이었지만,
서준이에게만은 끝내 ‘야호를 못 한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