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를 참 많이 좋아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너무너무 좋아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해주는 사람이 할머니였고,
“아이고 우리 인물재이~ 우리 다은이가 제일 이쁘다~”
그 말에 나는 아주 진짜로 예뻐지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엄마는 할머니를 끔찍시럽다고 했다.
“할매는 너그는 그렇게 이뻐하면서,
내한테는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 아나?
그때 진짜, 엄마는 미치는 줄 알았다.”
엄마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엄마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마음이 아프고,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사랑한 사람이,
엄마에겐 그렇게 아픈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내 마음 한 켠을 자꾸 조용히 긁었다.
할머니는 손주들에겐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아니, 손주들에게만 그런것도 아니었다.
우리 외삼촌의 아들,
그러니까 엄마의 친정조카 유건이 오빠도
엄청나게 예뻐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든 차별없이
참 예뻐하시는 분이었다.
예쁘다고 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안아주고, 웃어주던 사람.
그 기억은 너무 선명해서,
누가 뭐라 해도 나는 그 기억을 사랑한다.
근데 엄마는…
그 사람을 미워했다.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엄마에게 시집살이를 많이 시켰다고 했다.
그게 악에 가까웠다고.
하도 당해서,
나중에는 간병을 하면서도 미움이 떠나지 않았다고.
그런 엄마를 보며 나는…
어쩌면 그럴 수 있겠다고,
조금씩 이해하게 됐지만—
그래도 마음 한쪽에선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우리 할머니가.”
라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내가 가진 따뜻한 기억이
사랑하는 사람 모두에게
같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게 지금도 조금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