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 너무 심했던 서준이.
집에서 매일같이 부리는 말썽이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던 엄마는
서준이가 일곱 살이 되던 해,
동네 태권도장에 보내기 시작했다.
태권도장에 가면 뛰고, 소리 지르고, 뒹굴고…
무한체력 말썽꾸러기가 거기서 힘을 좀 빼고 오면
집에서는 말썽을 덜 피우지 않을까.
엄마는 그렇게 기대했다.
그렇게 시작된 태권도.
그런데 서준이의 태권도 수업은
엄마의 바람과는 좀 다르게 흘러갔다.
힘을 빼고 오는 건 좋았다.
문제는 그 힘을 집에서 다시 써먹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태! 권! 도!”
구령과 함께 나에게 발차기를 날리고,
갑자기 안방 한복판에서 품새를 펼치고…
거기까지는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문제는 욕이었다.
태권도장 4~6학년 형아들한테서
ㅅㅂㄴ, ㅁㅊㄴ, ㄱㅅㄲ 라는 단어를 배워온 것이다.
물론 뜻도 모르고 흉내를 낸 거였다.
그냥 형들이 쓰니까 따라 한 거다.
그때 나는 국민학교 2학년.
욕이라는 걸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우리 앞에서 절대 욕을 하지 않는 분들이었다.
“가스나”, “무스마” 같은 경상도 사투리 정도만 쓰셨지
그런 육두문자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결국 나는,
욕이라는 걸 서준이한테 처음 배웠다.
그날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서준이는 태권도를 다니고 나서부터
아빠한테 혼나는 일이 더 많아졌다.
말썽이 줄기는커녕
힘은 더 세지고, 입은 더 거칠어졌으니
엄마 입장에서는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태권도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줄 알았던 엄마.
하지만 현실은,
집 안에 작은 폭주기관차 한 대를 더 키워낸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