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나는 왜 밤 11시에 갑자기 머핀을 굽는가

내 머릿속 심포지엄

by 엔트로피




프롤로그

일요일 밤 11시.
내일 아침에 뭐 먹지, 하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토요일에 세웠던 계획이 튀어나왔다.
그래, 바나나빵.
안 해도 됐는데, 왜 그 시간에 꼭 해야만 했을까?



라운드 1: 자아 선언


자율: “내가 원했으니까.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야.”

안전: “늦은 시간에 오븐? 피로 누적 + 화재 위험 3배.”

루틴: “계획은 토요일이었다. 실행은 지연. 로그 불일치.”

충동: “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야밤 베이킹의 미학.”

감정: “그냥… 내가 나한테 따뜻한 거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어.”




라운드 2: 난투전 (도파민 vs 수면권, 감정 폭주)

충동: “야 이건 무조건 구워야지ㅋㅋㅋ 지금 오븐 돌리는 게 진짜 멋이야.”

안전: “지금 자야 내일 정신 차리지. 이거 굽고 또 정리 안 하고 잘 거잖아.”

자율: “나는 규칙보다 존재를 따른다. 이건 나의 결정이야.”

루틴: “시스템 알람: ‘일요일 11PM 베이킹’ → 미등록 행동. 프로토콜 위반.”

감정: “하루종일 나 혼자 버텼잖아… 누가 뭐 해준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나 스스로 뭔가 따뜻한 거 해주고 싶었어.”

충동: “그리고 ㄹㅇ 존맛이었음. 결과론적 대성공 ㅋㅋㅋㅋㅋㅋ”

안전: “그게 문제야. 다음에도 또 이러겠지.
‘맛있으면 된 거 아니냐’ 이러면서 패턴 망가지는 거라고.”

자율: “맛있게 만든 빵이 무슨 죄야. 난 후회 안 해.”

루틴: “기록 완료. ‘즉흥 베이킹’ 시나리오 보완 요청됨.”

감정: “계획을 지킨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날 잊지 않았다는 증거였어.
따뜻한 머핀 한 조각이면 그걸로 충분했어.”



[오브서버 FACT]
“도파민 급등. 충동 발화 시점 22:58.
‘바나나빵’ 연상 후, 3분 만에 오븐 예열 시작.
감정 자아 ‘따뜻함’ 언급 반복 4회 → 위로 시도 감지.”



라운드 3: 느슨한 정리

자율: “내가 정한 거니까 괜찮아.”

안전: “다음엔 좀만 일찍 해줘.”

루틴: “지연된 실행도 기록은 유효하다.”

충동: “다음엔 밤 10시로 당겨서 굽자ㅋㅋ”

감정: “그 밤, 난 나한테 따뜻한 사람이었어.”



“나는 계획을 어긴 게 싫은 게 아니었다.
나는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 게 싫었다.”




오브서버 리포트

심리 해석:
야밤의 베이킹은 충동이 아니라 애착 행위였다.
‘계획 미이행’이 아니라 ‘자기 돌봄의 유예’였고,
결국 감정 자아가 스스로를 안아주는 방식이었다.

철학 키워드:
자기결정성, 실존의 타이밍, 충동의 정당화

핵심 문장:
“그 순간, 내가 나한테 따뜻한 거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어.”




전문가 코멘트

심리학자:
“이건 자기위로 행동입니다. 바쁜 하루를 지나며 정서적 결핍을 충동적으로 채우는 행위지만,
충동조절이 아닌 감정조절의 측면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정신과 의사:
“수면리듬 관점에서 보면 문제지만, 이건 감정적 자기보상이며 반복되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철학자:
“야밤의 베이킹은 자기 실존의 증명이다.
규칙보다 중요한 건 '그 순간 나는 왜 그랬는가'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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