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공부법~!

by 이채이

공부 잘하는 법은 따로 있을까?

무턱대고 공부부터 하지 말고 공부법부터 알아보자.


중1 자율학기. 시험도 없고, 교과 성적이 부담되지 않는 시기였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진로 체험을 했지만, 많은 친구들은 벌써 입시의 방향을 잡고 학원을 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다. ‘지금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불안보다, ‘이제 공부를 위한 몸풀기를 해야 할 때’라는 확신이 있었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다.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나의 장단점을 커버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 그래서 우리는 '공부'보다 먼저 '공부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시험이 없는 이 시기를 전략 수립의 시간으로 삼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상위권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직접 뛰어들기 전에, 우리는 그들을 관찰해 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공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다.


EBS의 <공부의 왕도>는 전국의 최상위권 고등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남들은 문제집을 풀고 있을 시간에, 우리는 1% 아이들의 공부법을 연구했다.


시험 전까지 암기과목을 10번 읽는 아이, 교과서를 찢어지게 파는 아이, 강의하듯 연습하며 외우는 아이, 수학을 그림과 만들기로 풀어내는 아이, 영어 단어를 일기 쓰듯 외우는 아이들이 있었다. 과목마다 공부법은 제각각이었지만, 그들 모두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한다는 것, 그리고 한결같이 표정이 밝고 한결같이 부모와 관계가 좋아 보였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들의 공부법을 분석했고, 아이에게 맞는 방식을 골라 하나씩 시도해 보기로 했다. 처음엔 아이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교과서를 읽으며 주요 내용을 말로 정리하자, 단순 암기보다 훨씬 기억이 오래가는 걸 느꼈다. 수학 문제도 공식을 단순히 외우기보다 개념을 그림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설명해 보는 방식이 효율적이었다. 아이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해를 위한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그때 아이는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 후로는 공부에 대한 불안도 훨씬 줄었다. ‘이게 맞는 방법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고, ‘이해했는가’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조절하고 계획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공부는 누가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하는 일이 되었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였지만, 분명히 이전과는 달랐다.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보다 습관화된 공부가 훨씬 탄탄해졌다. 개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니 복잡한 문제를 풀 때도 덜 흔들렸다. 공부법 하나를 따라 했을 뿐인데, 공부에 대한 태도와 자존감까지 달라졌다.


우리는 그때 알았다. 공부를 잘하게 되는 건 단지 지능이나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공부에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방향이 맞는다면, 속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공부는 남과 비교하는 경주가 아니다. 내 아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해 가는 그 여정 자체가 공부의 본질이다.


공부 잘하는 법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를 이해하고 지속하는 법을 찾는 것이다. 진짜 공부는 성적을 올리는 기술만이 아니라, 나의 자존감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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