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아이가 발견한 5가지 방법
언젠가, 아이가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은 의외였다. 내내 잠잠하던 타자가 갑자기 홈런을 치듯,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져 나온 말이었다.
“그래? 공부는 언제부터 재미있어졌을까?”
나는 되물었다.
“어느 순간 이해가 되면서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 그때부터 재밌어졌지.”
공부가 재미있어진 이유, 이해가 잘 되고 술술 풀리는 이유에 5가지를 알아보자.
첫째는 문해력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더 강조할 일만 생긴다.
중학교에 올라오면 공부에 지쳐버린다. 놀이와 체험이 필요한 시기를, 학원에 끌려다니며 통째로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른 말을 했다. 오히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공부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마음껏 놀고, 책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시간을 갖다 보니, 이해를 잘하게 된 덕분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공부를 해 본 어른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했을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는 순간. 지적 희열 나는 이 순간을 마주하길 오래도록 고대해 왔다.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는 중학교에서 대부분의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학조차도 문제를 해석하지 못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고, 과학·사회·영어는 용어나 지문이 길어질수록 집중력과 이해력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만약 우리 아이가 문해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라”는 말보다 구체적인 단계와 방식이 필요하다.
하나,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는 글을 ‘눈으로 흘려보는 습관’이 있으므로, ‘멈추고 질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스스로 왜?를 질문하며 읽는 것이다. 책 한 권에 하나씩이라도 답하다 보면 실력이 는다.
둘, 책에 아이가 정확히 뜻을 모르는 단어가 많을 수 있다. 그냥 넘어가면 결손이 누적된다. 사전을 검색해서 적게 한다.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셋, 읽은 내용을 말로 설명하게 하면, 이해가 부족한 지점을 스스로 자각하게 된다. 말 한 내용을 한 줄로 써보게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문해력 부족을 문제풀이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 중학생 시절은 절대 늦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독서를 계속해야 한다.
두 번째는, 무엇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너무 뻔한가? 그 뻔한 것을 아이들이 하지 않는다. 이미 선행 학습으로 학습 내용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지루해한다. 부모들은 학교 수업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선행 학습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배웠다는 교만함에, 학교 수업에 소홀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선행이 수업의 흥미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는 선행을 하지 않았기에 수업을 재미있어한 것 같다. 호기심과 재미는 집중과 몰입을 부른다. 성적이 고민이던 같은 반 친구도 수업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다. 그 친구는 문제 풀이를 줄이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했다. 필기도 꼼꼼히 하며, 모르는 부분은 바로바로 질문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 결과, 점차 성적이 안정적으로 오르는 변화를 직접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수업에 집중하는 작은 습관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생님들도 그런 모습을 좋게 보아주셨고, 아이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었다.
어느 날 아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 영어는 어떻게 하면 잘하게 돼?”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면, 그 과목 선생님을 먼저 좋아해 봐. 사람을 좋아하면, 그분이 하는 말도 더 귀에 잘 들어오거든.”
세 번째는 ‘선생님과 잘 지내라’였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실제로 영어 선생님과 가까워진 뒤부터는 과목에 대한 부담도 훨씬 줄었다.
그렇게 시작된 변화는 점차 확장되었다. 아이에게 선생님은 닮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대상이 다. 예습과 복습을 자발적으로 하게 되었다. 어느새 많은 과목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수업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선생님들 역시 그런 아이의 모습을 알아보셨다.
“눈빛이 다르다”, “집중력이 뛰어나다”라는 칭찬을 종종 들었고, 그 말 한마디가 아이에겐 또 하나의 격려가 되었다. 관계를 통해 공부가 기쁨이 되는 순간들이었다.
수학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먼저 수학 선생님을 좋아하거나 최소한 우호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부는 감정과 무관하지 않다.
아이가 선생님에게 호감을 가지면, 그분이 하는 말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고, 수업에 대한 몰입도 역시 높아진다. 세상에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선생님과의 긍정적인 관계는 특히 선생님의 격려 한마디는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잘하고 있어.” “다음에 더 잘할 거야.”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도전해 보고 싶다는 동기를 자극한다. 결국 성적 향상의 밑바탕은 이런 관계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 간다.
아이에게 “수학이 어렵다면, 선생님부터 좋아해 봐”라고 슬며시 건네보자. 그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반복이다.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반복하니까 점수가 정말 올랐어. 문제를 보면 답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그 시기, 아이는 EBS 프로그램 《공부의 왕도》에서 본 암기과목 공부법을 떠올렸다. ‘암기과목은 10 회독하면 100점이 나온다’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고, 정말 그런지 한번 실험해 보기로 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반복할수록 내용이 또렷이 정리됐다.
시험을 본 후에 아이는 “진짜 되더라”며 놀라워했다.
암기과목에 자신 없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암기가 필요한 과목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조금씩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긴 시간을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 매일 짧게 여러 번 반복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차 안, 쉬는 시간, 잠들기 전 10분처럼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공부가 부담이 아니라 습관이 되고, 암기과목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1학년 진로 탐색 학기는 아이가 매우 진중하게 보낸 시기였다. 이 시기는 메타인지 연습에 힘썼다. 메타인지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몇 가지 연습해 보기 바란다.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가?”
“나는 제일 잘하는 게 무엇인가?”
“내가 이 문제를 왜 틀렸는지 아는가?”
“내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 때 더 잘 되는가?”
아이는 1년여의 고민 끝에 의사의 길을 가겠다는 꿈을 확정했다. 이런 고민의 시기 없이 그저 공부에 매몰되었다면 오늘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중학교 1학년이 되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이 시기가 가진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보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 꿈이 분명해지면 공부에 대한 동기와 집중력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기는 단순한 공부를 넘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메타인지도 연습하면 키워진다.
이 모든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 공부는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게 된다. 더 많은 동기유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적극 찾아서 실천해 보자.
어느 날 문득, 한 번의 깨달음, 한 사람의 격려, 한 번의 성취가 공부의 의미를 찾게 할 수 있다. 성적이 안 나와도 된다. 단, 공부는 재미있었으면 한다. 그것은 결국 삶이 재미있어지는 순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