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대변하다
오랜 시간. 개는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인류가 어떤 상황에 부닥치든 그들은 변함없는 얼굴로 옆자리를 지킬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일원이다.
반려-견 (伴侶犬)
「명사」
가족처럼 여기며 키우는 개.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인권과 더불어 견(犬)권도 높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그들은 더 존중받아야 한다. 바라만 보아도 웃음 짓게 만드는, 총총 걸어 다니면서 사랑스러움을 내뿜는 생명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다.
개-새끼
「명사」
어떤 사람을 좋지 않게 여겨 욕하여 이르는 말. 주로 남자에게 이른다. ≒ 개-자식.
(출처: 국립국어 표준국어대사전)
지나치게 순종적이라서. 나쁜 말을 들어도 아낌없이 꼬리 모터를 돌리는 바보라서. 그들도 고양이처럼 도도했다면, 불편한 상대에게 펀치를 날릴 줄 알았다면, 개-새끼라는 표현이 통용될 수 있었을까? 나쁜 말의 대명사가 되고도 우리에게 한없이 사랑을 주는 착한 녀석들.
우리는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생명체는 인간이라는 걸. 그럼에도 나쁜 사람에게 개-를 갖다 붙인다. 개가 무슨 죄가 있길래 악인을 대표해야 하는가.
개의 새끼는 또 어떠한가. 강아지는, 굳이 긴 말이 필요할까? F만점자가 아니라도 강아지의 사랑스러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그런 존재를 나쁜 사람과 연결하다니, 안 될 말이다. 강아지는 무해하다. 누구도 나쁜 언어로 그들을 깎아내릴 권리는 없다.
주변에 자기 아들을 개-새끼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 얼마나 몹쓸 아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에 빗대는 걸 멈추었으면 한다. 물론 사람의 인격이 모두 다르듯 못된 개가 있을 수는 있다. 굳이 빗대고 싶다면 아들을 ‘개들 중 악질인 개가 낳고 길러서 보고 배운 게 그것뿐이라 똑같이 나빠진 어린 개’ 정도로 표현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