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이 : 이로나
두 가지 일이 찾아왔다. 그중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다. 다시 찾아온 코로나가 이번에는 기력 저하와 무기력을 데려왔다. 의욕도 힘도 없는 상태가 일주일 넘게 이어졌다.
술 없이 운동하는 삶을 살면서 자만했다. 너무 건강하다며. 아픈 일은 절대 없을 거라며. 양성 결과가 나오기 전날도 6km를 달렸다. 왠지 몸이 좋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운동하면 나을 거라며 무리했다.
다른 하나는 빅이슈의 연락이었다. 연재 글 중 ‘닿을 수 없는 편지’를 소식지에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닿을 수 없는 편지가 닿을 수 있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 감사한 일이니까.
보잘것없는 글이 좋은 일에 사용되어 감개무량하다. 닿을 수 없는 편지는 닿을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죽은 글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울림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적합한 글쓰기 이유가 있을까?
약을 털어먹고 누워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끈질긴 생명력을 생각한다. 죽지도 않고 살아 버텨서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친구. 그렇게 나타나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주었지.
이리저리 생각해 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사람이 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끈질기게 글을 쓰며 버티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 울림을 주는 사람. 빅이슈처럼 건강한 매체를 숙주 삼아 말이다.
이참에 이로나로 필명을 바꾸어볼까? 헛된 생각을 하며 재택근무와 주말을 마무리한다. 갑자기 다시 몸이 심하게 아파지는 건 코로나바이러스 탓인지 출근 병인지 모르겠지만.
추신.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조심하시고 언제나 건강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