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른쪽 견갑골이 보내던 신호

유방암 전조였을까?

by Mirmamang

2020년. 전 세계 모두에게 힘겨운 시기였지만, 우리 가족에겐 말레이시아 생활 2년 차를 맞이하던 해이기도 했다. 바쁘게 워킹맘으로 살아온던 내 삶에, '쉼'이라는 단어가 슬며시 찾아오던 시점. 아이들을 다양한 문화 속에서 키워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설렘도 잠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파도는 그 모든 기대를 삼켜버렸다. 어린이집, 유치원, 3학년. 세 아이의 온라인 수업, 과제, 끼니 준비가 하루의 전부가 되었다. 어느새 내 하루는 분 단위로 돌아갔고, 아이들의 방을 호별 방문하듯 돌며 알람에 맞춰 움직이는 생활이 반복됐다.


지금은 너무도 익숙해진 온라인 수업, 줌미팅, 구글 클래스룸이 그땐 생소하고 낯선 도전이었고, 특히 2,3호기는 나의 손을 떠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일하는 동안에도 '슈퍼우먼 증후군'처럼 뭐 하나 허투루 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아이들의 과제부터 한 끼의 식사까지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남편 없이 모든 일정을 내가 조율해야 했고, 낯선 나라에서 혹시라도아이들이 코로나가 걸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심적인 부담감도 상당했다. 아이들에게는 내 속내를 숨긴 채 매일매일이 전전긍긍 걱정과 불안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던 중, 어느 날 오른쪽 견갑골 쪽에 오십 원짜리 동전 크기의 염증이 생겼다. '곧 사라지겠지.' 생각했지만, 한 달, 두 달이 되어도 오르락내리락 강도만 달라질 뿐이었다. 때로는 통증이 있다가 간지럽기도 했고, 생각날 때는 1호기의 도움을 받아 약을 바르고 그렇게 1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오른쪽에 미세석회가 발견되었다. 의사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점검을 하면 된다고 했다. '수유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안심했다. 하지만 그 6개월은 어느새 1년, 2년이 되어갔다.


2024년 초, 지독한 감기에 걸려 두 달 이상 감기와 씨름했고 기침이 너무 심해 갈비뼈에 금까지 갔다. 그리고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갔던 식당에서는 갑자기 식은땀에 정신이 혼미해져 결국 식사도 못하고 나오는 일도 생겼다. 그때도 나의 오른쪽 견갑골에 생겼던 염증은 지속되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작은 징후들은 내 몸이 보내던 분명한 '신호'였다. 나의 유방암 병변 역시 오른쪽. 오른쪽 견갑골에서 시작된 염증과 인과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혹시,

당신의 몸 어딘가에 한 달 넘게 가라앉지 않는 통증이나 염증이 있다면 '괜찮겠지'라고 넘기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가 보기를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삼 남매의 한 끼 식사와 나무와 아크릴을 사다가 손수 제작한 3호기의 투명이젤@mirma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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