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랑이냐, 오타냐!!!
검사가 끝나고 저녁이 되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병원은 어느새 고요 속에 잠겨 있었다.
병실로 들어가 남편과 마주 앉는 것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암’이라는 단어가 아직 우리 둘에겐 너무 무겁고, 너무 낯선 존재였기 때문일까.
산책이라도 하자며 우리는 병실을 나왔고 벤치에 앉아, 말없이 음악을 들었다.
인적이 뜸한 병원 정원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저 사람은 어떤 사연을 안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그 순간만큼은, 암이라는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었다.
애써 담담해지려 했지만,
모든 것의 ‘처음’이 낯설고 어려운 것처럼
암 환자로 입원한 첫날의 두려움은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환자분들은 병실로 돌아가 주세요’
방송 소리에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병실로 들어갔고 남편이 조심스럽게 가방을 뒤적였다.
그리고는 작은 봉투 네 개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잘하고 오라고 편지를 썼어.”
그 순간,
차가운 병원의 공기 속에
작고 따뜻한 빛이 하나 켜진 느낌이었다.
아내를 향한, 엄마를 향한 마음이 담긴 그 편지를 읽다가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 자, 한 자 눌러쓴 글자 속엔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과 걱정,
그리고 나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조금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읽어보니 마치 일부러 그런 것처럼 맞춤법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했다.
이 녀석들… 1호기, 2호기.
어쩌면
'엄마, 당신이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엄마가 얼른 나아서, 너희 맞춤법부터 바로잡아줄게.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조금만 더 엄마를 응원해 줘.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