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성공하게 되어 있어.
냉동실을 열면
가끔 정체 모를 것이 들어 있다.
범인은 십중팔구, 작은아이다.
“후야, 이게 뭐야?”
“엄마,
그거 내가 아이스크림 만들려고 넣어놓은 거야”
“이거 먹을 수 없어 보이는데?”
“아니야! 기다리면 아이스크림 돼 “
”그래? 꼭 성공하길 바랄게 “
한 번도 성공한 적 없지만,
그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며칠 전엔 큰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감자랑 전분 있어?”
“응 뭐 하게?”
“감자 당고 만들려고”
감자를 삶아 으깨고, 전분 반죽을 해서
끓는물에 삶았다.
처음은 반죽이 너무 묽어 다 풀어져 버렸고,
두 번째는 어느 정도 모양은 잡혔지만
그다지 맛보고 싶지는 않은 비주얼이었다.
그러나, 모양은 중요하지 않았다.
완성된 당고를 먹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큰아이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오늘 김치를 볶는 데,
이틀 전 먹고 남은 치킨이 떠올랐다.
“그래, 얘도 같이 볶아 보자!”
처음엔 꽤나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볶을수록 살코기는 찢어져 형태가 사라지고
볶음이라기보단 죽에 가까운 결과물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맛은 꽤나 괜찮았다.
밥에 얹어 보니 그럴싸하다.
’ 오! 이건 덮밥으로 하면 되겠어 ‘
그렇게 ‘양념치킨김치덮밥’이 탄생하고
상에 올리자,
아이들은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선뜻 숟가락을 들지 않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엄마가 개발한 양념 치킨 김치 덮밥이야.
일단 한번 잡솨봐 “
의심의 눈초리로 한입 맛을 본 아이들이
의외의 맛에 눈이 커졌다.
”와! 엄마 이거 파는 거 아니야? “
“아니야~ 엄마가 만들었어. 어때, 맛있어? ”
”응. 맛있어.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 같아 “
역시, 초등학생이다.
비교 대상이 편의점 도시락이라니,
그래도 아이들의 칭찬에
기분이 봄바람처럼 살랑인다.
”그렇지? 엄마는 신메뉴 개발자라고! “
엄마를 기쁘게 하는 법을 아는 걸까.
아이들은 식사 내내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한 거야? ”
“김치에 치킨을 넣어봤어”
”며칠 전에 엄마가 찢어 놓은 그 치킨? “
”맞아. 버리기 아까워서 남겨 둔 그 치킨.
사실 첨에 좀 망했는데 ㅋㅋ 엄마가 살려냈어 “
”엄마. 이거 팔자“
“그럴까?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면 망할 때도 있지만,
결국 성공하는 거야~“
신메뉴 앞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 얘들아, 엄마는
야채장사 그만해도 할 수 있는 게 많네?
메뉴 개발자도 되고, 요리사도 되고,
작가도 되고, 간호사도 되잖아!”
“그러네! 엄마 짱”
그리고 난,
그중 제일 어렵다는 ‘엄마’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