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왜 축하야?

싫어하는 게 하나 줄었잖아

by 선지혜

“ 으아~ 수요일 싫어!”


태권도 국기원 심사 대비로

두 시간씩 수련해야 하는 수요일이

아이는 싫어졌나 보다.

‘아들아… 엄마는 월화수목금이 다 싫어…’

나도 안다. 싫은 거. 그래도 해야 하는 걸.

“엄마는 수요일 좋은데~!”

“왜??”

“주말에 가까워졌잖아~”

“그러네? 이제 이틀만 학교 가면 토요일이네! 오예“

아이는 주말 생각에 금세 활기를 찾았다.

참 어린이답다.

“응 맞아! 벌써 수요일이 된 거야^^

태권도도 학교도,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오면

주말은 더 빨리 온다! 우리 날씨도 좋으니 주말에 뒷산에 오를까?”

“그래 좋아. 나 거기서 철봉 할 거야!”

주말은 정말 빨리 온다.

그리고 누릴 새 없이 지나간다.



신혼 초,

장을 봐온 오징어를 싱크대에 올려놓고

한참을 망설이던 때가 새록새록하다.

오징어 눈은 왜 항상 나를 응시하는가.

먹을 줄만 알았지, 직접 만지려니 쉽지 않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지만,

지켜보던 아이 눈에는 달랐나 보다.

“내가 먹던 오징어가 원래 이래?”

“응. 네가 맛있게 먹던 그 오징어가 원래 이래~“

꽤나 충격인 듯, 오징어 안 먹겠단다.

“오늘 지금껏 중에 제일 맛있게 요리할 거야.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진짜? 최최최 최고로?”

“응. 진짜 최최최 최고로!”

“그럼… 먹어볼까?”

그날, 오징어는 좀 징그러웠어도

최최최 최고로 맛있었다.




나는 어릴 적 가지가 참 싫었다.

흐물거리는 그 느낌이 난 정말 싫었다.

우리 엄마는 왜 그 요리법만을 고수했을까.

우리 아이들한테도 외면받던 가지.

넌 왜 사랑받지 못하니.

가지를 곱게 다져 두부랑 같이 구웠다.

지글지글, 고소한 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하고

아이들은 냄새의 유혹에 주방으로 모였다.

“이거 뭐야?”

“맞춰봐.”

“음… 혹시… 가지?”

“딩동댕.”

“이게 이렇게 맛있는 거였어?”

그날 아이는 좋아하는 게 하나 더 생겼다.

“이제 가지도 좋아졌네? 축하해~”

“그게 왜 축하야?”

“싫어하는 게 하나 줄었잖아.”

나태주 님이 그러셨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마주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만 다르게 부딪혀 보면

싫던 게 조금은 기다려지기도 한다.

태권도처럼. 오징어처럼. 가지처럼.

아이는 여전히 오징어가 좋고,

나도… 이젠 가지가 좋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