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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이라는 감정파동에 대한 실시간 생체 반응 측정..

고백은 발사가 아니다. 감정의 붕괴다

by 박참치

#T-R-Λ01109-G


고백이라는 감정파동에 대한 실시간 생체 반응 측정과 반사 메커니즘 분석

—감정의 파동이 측정 직후 어떻게 꺾이는가


“고백은 발사가 아니다. 감정의 붕괴다.”


작성일: 20XX-11-09

저자: 박참치 (고백 후 0.4초 이내 거절 기록 보유)

실험보조: 물리망나니 (저자의 학부 동기로, 앞서 수영 선배의 거절 후 우울감 측정 중)

적용 학제: 실연파동 물리학 × 자존계열역학 × 감정붕괴시뮬레이션이론



I. 서론


감정이란 인간 내면의 파동이다. 우리는 흔히 감정의 발생에만 주목할 뿐, 그 파동이 외부 반응에 의해 어떻게 반사되고, 언제 붕괴되는지는 드물게 연구된다. 본 논문은 ‘고백’이라는 고밀도 감정 파동의 발사 시점을 기준으로, 심장박동, 감정 진폭, 뇌파, 그리고 외부 반사압의 실시간 변화 양상을 실측하였다. 실험은 박참치 본인의 실연 직후 생체 지표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비교군은 한 달 앞서 유사한 실연 경험을 겪은 물리망나니(학부 동기)로 설정되었다.



II. 실험 설계


1. 피실험자: 박참치

연애 이력: 전무

실험 대상: 물리학전공 졸업반 수영 선배

고백 문장: “선배. 물리보다, 선배가 더 설명 안 됩니다.”

거절 피드백: “참치야, 넌 정말… 흥미로운 후배야. 하지만 거기까지야.”


2. 측정 항목

심장박동(BPM) 변화

감정파동 진폭(AE: Affective Excitation)

자존감 감쇠계수(ΔΣ)

뇌파 β파 강도 변화

망나니의 손등을 통한 피부전도 반응 (EMG)



III. 실측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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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진폭은 고백 발사 순간 최고점을 기록한 후, 거절 발생과 동시에 급속 감쇠

심박은 거절 전후 총 59bpm 증가 → 박참치 역사상 최고 고혈압 순간 기록됨



IV. 분석: 감정 반사 곡선의 성질


1. 고백 파동의 비대칭성

감정 파동은 ‘출력 대비 반사’의 손실이 심각한 불균형 구조이다. 발사는 전력으로 이뤄지나, 반사는 감정 자체가 부정되며 파괴되는 비선형 역방향 곡선을 그린다.


감정 곡선은 다음과 같이 기술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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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백 직전 감정 진폭

k: 수신자의 거절냉도 계수 (수영선배 추정값: k = 12.7)



2. 물리적 손상 아닌 ‘존재적 패턴 붕괴’


고백 후 거절은 단지 감정이 아픈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 연애 가능성 있는 존재로 상정되었다”는 세계관 자체의 붕괴를 유발한다.


피실험자 박참치는 T₂ 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재정의했다:

“나는 관찰자이지, 결코 실험 대상이 되어선 안 되는 존재였다.”



V. 결론


고백은 에너지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전달되지 못하면, 자신에게 되돌아와 자폭하는 정서적 블랙홀이 된다. 고백은 사랑이 아니라, 정서적 자해의 한 방식이다. 이 논문은 고백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파동의 발사와 붕괴이며, 인간 내면 구조에 심대한 충격을 주는 사건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후주


“나는 감정도 실험한다. 그리고 매번 실패한다. 그러나 이 실패는 관측되었기에, 의미 있다.”

— 박참치, ‘거절 직후 세탁기 앞에 앉아’ 중


※ 본 논문은 방배동 실험윤리심의원회(BIEEC)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전적으로 자발적 감정 붕괴에 의한 관찰을 기반으로 합니다.



참고문헌


Sapolsky, R. M. (2017). Behave: The biology of humans at our best and worst. Penguin Press.

Schrödinger, E. (1935). The Present Situation in Quantum Mechanics. Die Naturwissenschaften, 23(48), 807–812. https://doi.org/10.1007/BF01491891

Jung, H. (20XX). Uncertainty Principle of Affection: When Love Decays Faster Than Cobalt-60. Journal of Irrational Mechanics, 13(2), 92–108.

Kim, Y. (20XX). Emotion and Entropy: The Thermodynamics of Human Relationships. Seoul: Paradox Press.

물리망나니 (20XX). 사랑도 실험이면 좋겠어: 고백 27회의 통계적 오류. Seoul Institute of Failed Physics.

박참치 (20XX). 고백이란 파동인가 입자인가: 감정의 이중슬릿 실험 보고서. 방배동 출판협동조합.



다음 실험


『고백 실패 후 라면 선택 패턴의 통계적 변화 분석』

『뺨을 맞은 물리학도들의 공통된 감정 곡선에 대한 메타분석』

『“흥미로운 후배”라는 발화가 자존계에 미치는 파열 반응 시뮬레이션』





물리망나니가 나의 고백 장면을 반복 재현해주며 “자, 여기가 파동 붕괴 지점이다!” 하고 웃었다.


박참치:

“넌 네 고백 실패도 실험실에 복원해서 계속 돌리고 있잖아.”


물리망나니:

“그래야 다음엔 성공할 거 아냐.

니가 쓰는 건 추상인데, 나는 데이터라고.”


박참치:

“…그게 같은 병이야.”





부록 A. 《실연 응급처치 매뉴얼: 당신의 자존감이 출혈 중일 때》

— 프랑스자수(모 의과대학 예과 1학년) 제공


1. 출혈 확인:

“그냥 친구로 지내자”는 말에 머리가 얼얼한가? 그건 실어증이 아니라, 감정 대뇌피질의 과도한 교란이다.


2. 압박 지혈:

‘내가 모자랐던 걸까?’라는 질문은 출혈을 악화시킨다. 대신 “그녀는 내가 감정 근육을 너무 잘게 쪼개서 무서웠을지도 몰라”라고 외워두자.


3. 이차 감염 방지:

SNS 염탐은 금지. 시간 순삭, 감정 재감염, 자존감 괴사 유발.


4. 항생제 복용:

친구와의 대화, 단 음식, 짧은 낮잠. 단, “다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은 항생제가 아니라 위약이다. 심리적 위안은 줄 수 있어도 감정의 세균은 남는다.


5. 재활 물리치료:

논문 쓰기. 박참치처럼.


“실연은 외상이 아니라, 전신 쇼크입니다.
그러니 최소한 심장만은 안정적으로 수축시켜야합니다.”

— 프랑스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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