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나요?

오늘의 사유 : 표현

by 루누


우리가 물건을 구입할 때는 판매자가 팔고자 하는 가격과 구매자가 사고자 하는 가격이 만나는 지점에서 거래가 성사됩니다. 서로 감정 소모 없이 깔끔한 거래가 이루어지죠.


사람 관계도 이렇게 단순하면 좋으련만, 마음을 주고받는 일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고 무게가 재어지지 않기에, 관계 속에서 누군가는 더 주고, 누군가는 덜 주기 쉽죠. 그래서 수평을 맞추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불균형한 관계 속에서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나만 이렇게 노력하고 참아야 할까?'

'왜 내가 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을까?'와 같은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런 서운한 생각들은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경보음이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을 말로 꺼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괜히 속 좁은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이해받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싸움만 될까 봐 내가 참고 말지 싶지요.

그렇게 쌓인 '이해받고 싶은 절실함'은 서서히 상대에 대한 원망의 감정으로 변색되기도 합니다.


변색된 마음은 엉뚱한 일을 계기로 이해받을 수 없는 타이밍에 터져버리기도 해요. 그 결과, 나만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고 상대와의 거리는 멀어져 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리가 자주 하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품는 것이지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모 브랜드의 광고음악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섬세한 사람 더러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여유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우선입니다.


생각이 있으면 알겠지, 눈으로 봤으면 알겠지, 귀로 들었으면 알겠지, 하는 생각은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고, 정작 상대는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기로 해요.


그러고 나서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분노인가요? 서운함인가요? 자존심이 상한 건가요? 혹은 외로움의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은 혼탁하게 섞이기가 쉬워요. 그럴 때일수록 내 감정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내 감정의 정체가 흐려지면 상대방에게 보이는 감정도 흐려져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감정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면, 상대방을 탓하지 않으면서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을 방어하려는 본능이 있어서 상대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자극하기보단 나의 감정을 위주로 드러내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상대에게 나의 마음을 먼저 열어 보이는 것입니다.

용기 내어 표현했는데 상대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 오히려 좋습니다. 상대가 내게 어떤 사람인지 더욱 명확해지니까요.




감정은 마음속의 풍선과 같습니다.

불면 불수록 풍선이 부풀어 오르듯이 감정도 쌓아둘수록 부풀어 오릅니다.

그렇게 감정의 풍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빵 하고 터지게 되어 관계를 망치게 됩니다.


그러니 풍선이 완전히 터져버리기 전에 살짝 입구를 열어 환기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위한 길입니다.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나에게 소중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일수록 더욱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요?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말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살아있어서 나중에 더 추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여러분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계신가요?

사유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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