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유 : 시기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도 제가 좋지 않은 일을 겪으면, 부리나케 연락해 안부를 묻던 동료가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그것이 저를 걱정해 주는 행동이라고 굳게 믿었죠. 하지만 늘 어딘가 모르게 미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위로하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그 상황을 어쩐지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세상 무관심해지는 것이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그 미묘한 감정의 정체를 깨달은 것은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정확히는 “시기심의 법칙.”이라는 파트였어요.
시기심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복잡하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아도 그것이 시기심에서 오는 것임을 알아채기 어렵다고 합니다.
실제로 책의 내용에는 그 사람의 행동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사이였던 제가 시기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책 보다 더 강하게 시기심의 정체를 깨달았던 계기는, 제가 누군가를 시기하는 마음이 커졌을 때였습니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이유들로 포장하고 있었지만, 사실 제 마음 깊은 곳에서는 시기심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저는 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보다 남들이 가진 것이 훨씬 커 보이기만 하고, 그래서 그것들을 깎아내리며 애써 위안을 얻으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씩 본래의 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시기하던 마음이 누그러져가는 것을 보며, ‘누군가를 시기하는 마음은 결국 자기 자신이 불행할 때 더 커지는 것’ 임을 깨닫게 되었죠.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평생 누군가와 비교하고,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고 시기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심이 커지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를 불건전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나 자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그래서 시기심은 우리 삶에서 특별히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잘 돌보아야 하는 본능이기도 합니다.
시기하는 마음은 어떻게 다스리는 게 좋을까요?
시기심이 생길 때에는 시선을 상대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불편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죠.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상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내쪽으로 돌려 나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상대가 가진 것이 더욱 커 보이고 몹시 질투가 난다면, 그게 바로 내가 결핍을 느끼는 지점이자 내가 욕망을 느끼는 지점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어떤 것을 부러워하고 있나요?
이 말은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고 있나요?라는 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시기심은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알아차렸다면, 그 방향으로 노력하여 나를 더욱 발전시켜가 보는 겁니다. 그러면 상대는 시기의 대상에서 이제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세상이 나에게 만만하지 않고, 내가 성취한 일들이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왔던 것처럼 상대의 과정 역시 내가 모를 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기에, 항상 보이는 결과를 보고 판단하곤 합니다. 물론 운도 중요하고 노력이 꼭 결과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애초에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이에게는 아무 결과도 주어지지 않지요.
나의 노력과 고통이 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듯, 타인에게도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진다면, 조금이나마 시기하는 마음이 누그러질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의 상황에 충분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것입니다. 즉, 행복은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남의 행복을 보며 내가 불행해지는 것은 실제로 내가 불행해서가 아니라 시기심이 너무 커져버린 탓입니다.
그렇기에 나의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 앞으로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시기심의 횡포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시기심은 내가 못나고 못되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지나친다면 마음속에 꼬여버린 묵직한 실타래가 되어 나를 괴롭힙니다. 실타래를 풀고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 뿐입니다.
맹자는 말했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항상 타인을 쏘려다가 자신을 쏜다."
여러분은 시기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있나요?
사유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