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이불

글 짓는 시간의 기억

by 고운 저녁

조각 이불


눈 감아도 테트리스 바가

철컥철컥 쏟아져 숨 가빴던 밤

그날의 한이 봉인을 풀었다


서랍 속 얇은 밤들이

다른 모양의 활자 옷을 입고

사막의 별처럼 쏟아진다

카페인에 절은 구절들이

분주히 자리를 찾아가는 동안

들뜬 소음이 술렁이는 방

열에 달뜬 손은

무엇이든 꿰매보자며 바삐 움직인다


한 자 한 자 이어

조각을 만들고

마음에 잠시 담갔다가

조각난 이름들을

수놓듯 꿰맨다

서툰 바느질을 탓하며

한 땀 한 땀, 어디든 가보자고


무채색의 잠 속에

소란한 꿈조차

눈꺼풀 위로 무겁게 늘어질 즘

퀭한 눈 비비며

앞치마를 두른다

현미밥 뜸 드는 구수한 아침


바람에 나부끼는

한 폭의 조각 이불

햇살을 머금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하나의 이름


**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끄적였습니다. 어디에서 솟구치는지, 마구 쏟아지는 조각 난 의미의 행렬을 뗐다 붙였다 하며 놀았습니다. 문득, 세상을 엿보니 함께 놀 놀이터가 있었습니다. 혼자 놀던 제가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봅니다. "조각난 세상을 함께 꿰맬까,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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