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기침이 멎을 듯 멎지 않고 한 달 가까이 이어진다. 시월초 한국행을 앞두고 있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여행길이 고행길이 될 것 같아 병원 예약을 했다.
"이 나라의 병원 시스템은 말들이 많다."
쓰고 보면 엄청난 컴플레인을 쏟아낼 것 같지만
실상 나는 익숙해졌고, 수혜자
입장에서 크게 불편함을 모른다.
둘째 출산도 경험했고, 수술 경험도 있다.
의료가 무상으로 제공되기에 병원비의
두려움을 먼저 앞세우지 않아도 된다.
서민에게 반갑고 고마운 혜택이다.
당일 예약은 불가여서 내일 정오로
약속을 잡았다.
요즘은 비대면으로 할지,
의사를 직접 만날 지를 정한다.
기관지가 약해서 오래전 천식으로
번진 적이 있으니 의사를 만난다고 했다.
경미할 때는 처방전 없는 시판 약이나
용각산 같은 생약 며칠이면 멎던 기침이다.
이번의 경우 끝이 길어 항생제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불청객인 감기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를 외면하지 않는다.
굳이... 그냥 좀 지나쳐주면 안 되나 싶지만
어김없다.
면역력을 기르고, 스스로 조금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흐릴 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적당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가을의 전형과 같은 포근함을 안겨준다.
집 앞 클리닉에 들린 후,
슈퍼를 한 바퀴 돌다 보니
가을 기운은 도처에 완연하다.
나뭇잎은 제법 붉은 단장을 시작했고,
형형색색의 장식용 호박들도 마트
입구에 오종종하게 놓여있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슬며시 놓게 되는 물품들이 많다.
꼭 필요한 것만 담고 보니 장 바구니가
단출하다.
이렇게 소시민의 하루가
서민의 장바구니처럼 헐겁게 흘러간다.
올려다보니 느리게 흘러가는
흰 구름이 어여쁘다.
돈으로 환산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눈으로 담으며 피부로 느끼며 집으로 돌아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스한 집 안 공기가 반갑다.
아침에 내려둔 커피 향에
시큰둥한 루이의 뒤태가 그대로이다.
정물 같은 일상인데
변함없음이 나는 반갑고 고맙다.
일이 없는 오늘 하루는 이렇게
고요히 흘러간다.
덧) 이틀 전 시점의 글이고,
의사를 만나 기관지 확장제(inhaler)처방받았다.
청진기 상으로, 호흡기는
깨끗해서 천식이 아니라고 했다.
"환절기 때마다 늘 기침으로 시작하는
잔병치레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지, "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자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