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한국행을 앞두고 있다.
내일이다.
무덤덤이 지나쳐 출국일을 잊을까 봐 표시해 두었다.
백팩 하나 메고 가서 몇 권의 책을 담아 오는 게 쇼핑 계획의 전부이다.
엄마랑 동생을 보고 몇명의 친구를 만난다.
고향땅 부산의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서
친구와 밀린 수다로 며칠을 함께 보낼 것이다.
로컬 음식점의 국밥과, 관광객이 갈 법한 최고층 전망대도 오를 예정이다.
시내버스 타고 발길 닿는 곳에 내려 길거리 음식도 먹고,
옛 추억의 흔적도 더듬어 가야지.
오랜 세월 나와 살았다.
그리움은 내 나라에 가 있어도 정서는 사는 나라에 익숙해졌나보다.
관심사가 달라서인지 캐나다 살다 간 친구들만 만나고 오게 된다.
서울 시내 출근만 10년을 하다 왔는데
지금은 다니러 가면 시골쥐가 서울 간 기분이다.
그렇게 내가 지금 사는 곳이 제2의 고향이 된다.
내 나라가 물리적으로 조금만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나이 듦은 어쩔 수가 없다.
너무 멀어 갈 일이 나쁜 꿈을 꾸는 것 같지만
그래도 결말은 늘 좋은 꿈이기를.
줄곧 비를 예보하더니 다시 바뀌어
해나 구름 낄 정도의 일주일이 이어질 거라 한다.
싼 티켓값에 이끌려 앞뒤 안 보고 발권한 한국행은 밴쿠버에서 캘거리를 경유한다.
운 좋으면 오로라도 볼 수 있다지만, 낮 시간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맑을 거라니 창가 쪽에 앉는다면
만년설에 덮인 록키 산맥 한 자락을 볼 수 있으려나...
이왕 경유해서 가는 고생길이라
마음을 고쳐먹으며 자기 위안을 삼는다.
"경비행기 투어가 얼마야,
난 차로 다니던 록키를 비행기 투어하는 거야."
그렇게 고행길의 시작을 미화시켜 본다.
무거운 걸 드는 게 점점 힘에 부쳐 짐이 없다.
눈에 담고, 가슴에 품고, 가능하다면
좋은 글 몇 편 쓸거리 담아 오고 싶다.
"내 나라의 가을아, 기다려주겠니? 곧 만나자."
1 시월은 감이 잘 익어갔다 2 우리집위로 떳던 오로라, 제대로된 오로라 투어를 해 볼 수 있을까
3 밴쿠버에 일시적으로 떠서 우리 눈을 잠깐 즐겁게 했던 오로라
밴쿠버에서 캘거리를 가는 비행이 저녁이라면
기대할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