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 위한 기억들을 찾아서

37화

by 희지

옛날에 쓴 삼 년 동안 쓴 불행한 일기를 모두 버렸다

그래서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희미한 기억을 더 생생히

끄집어내는 것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심리치료를 받는데 계속해서

밤마다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차가운 베란다에서 몇 시간이고

나쁜 생각을 내뱉고 좋은 공기를 마신다고 생각하면서

찬 바람을 쐬며 숨을 쉬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면 지쳐 새벽 늦게 잠이 들곤 했다

난 공황장애 증상은 없던 사람이었다

끊임없이 저녁에 숨이 막히고 답답하며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웠다

끊임없이 마음속에 고통스러움을 겪었어야 하며,

엄마 아빠가 미워졌다

가시를 삼키기로 마음을 먹었던 내가

다시 예전처럼 그들을 미워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계속해서 끄집어내는 이야기들이

나를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심리 치료도 3개월 정도 하다가 그만뒀다

그때가 좀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기억을 고통스럽게 되짚어

생각해 내다 보니 오히려 미안해지기도 했다

이상하지 않은가?

당하기만 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들의 행동을 오히려 이해하게 되었고

미안해서 울며 사과하기도 했다

분명 죽을 만큼 고통받았었는데 말이다

그들을 너무 증오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시를 있는 힘껏 안았다

가시를 삼키기까지 했다

아파도 가시덤불을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8화불행을 다시 삼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