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44화

by 희지

그 후로 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못 갔다

아니 가지 않을 걸까?

가지 못했던 상태는 맞는데

억지로라도 갔으면 갈 수 있었을까

병을 이겨내는 중이기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결말은 알 수가 없다

다만 나는 후회하기보다 아쉬웠다

아쉽고 서럽기도 억울하기도 했다

불안 그리고 긴장 이것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힘든 길을 가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지금도 가끔 의문이 든다

물론 지금도 대학은 늦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은 가고 싶은 연유가 없다 까닭이 없다

학교 자퇴한 뒤로 공부 말고 재밌는 것들을

많이 찾아냈기 때문이다

수학 영어가 내 인생에 전부였는데

학교 밖을 나와보니

그게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다

나의 능력은 무궁무진했고

작은 재능일지라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을 수 있구나를 학교 밖에서 배웠다

사람은 누구나 천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포기한 건지, 갈 수 있었는데 안 간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죽을 때까지 평생 모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도전으로 알 수 있겠지

확실한 것은 내가 그 정신으로는

버티지 못할 것이란 것은 알 수 있었다

지질한 변명일지라도 정말로 그랬다

몸은 긴장으로 길거리를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굳어버리곤 했다

다리가 사방으로 튀는 느낌에

마치 자폐에 걸린 사람처럼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고

평범하게 거리를 걷는 데까지 7년이 걸렸다

도망쳐야만 살 수 있었고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잠시 동안이라도 낙원인 순간들이

나를 계속 숨 쉬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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