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간절한 마음을 품은 채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번에는 동네병원이었다
어린이들이 가득한 어린이, 청소년 정신과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쪽에 바로 있었다
해와 나무 그림이 유리창에 크게 있었다
어린이 병원 다웠다
그 선생님처럼
해와 나무의 그림자는 모른 채
두근두근 또 신이 났던 나였다
아주 지독한 보모를 만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매우 절망스러울 때였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을 때 엄마는 그 병원을 찾아갔다
그 당시엔 내가 조현병이 아니기를 바랐던 엄마였기에
그 병이 아니라고 말해줄 의사를 찾아 나섰다
그런 의사는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엄마는 아니라는 의사 말을 듣고 안심한 채
진료실을 나왔다
이번에는 다른 눈물이었다
이 선생님의 처음은 친절했다
하지만 점점 내가 무슨 말을 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화장과 머리 스타일 내 꿈과 진로 등
나의 모든 것을 지적하고 통제했다
내가 공무원을 한다고 한 적이 있었다
네가 그걸 할 수 있겠냐
내 일도 마찬가지다 사람 상대하는 게 쉬운 줄 아냐
진상도 많다 라며 기를 죽였던 적도 있었고
강아지를 네 돈으로 키울 수 없으면
키우지 말라고 충격을 준 적도 있었다
15살이 무슨 돈이 있었겠는가
그리고 이미 키운 지 2년이 지난 때였다
정이 많이 들어 보낼 수가 없었다
아빠는 나 몰래 진료를 보러 갔다
아니 그 선생님 앞에서 강아지 때문에 힘들다고 울며
연기하러 갔었던 것이었다
내가 제일 믿던 어른인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곤 그날 나는 충격받아 펑펑 울었다
온라인으로 심리상담을 살짝이나마
공부하고 싶다고 했더니
너를 누가 뽑아주겠냐
나는 그런 사람은 절대 안 뽑는다
라며 상처를 주었던 적도 있었다
결국 그만 가게 된 건 19살 때였다
약을 바꾸는 게 더 이상 지치고 귀찮았던 것이다
부작용이 자꾸 생기자
결국 나 몰래 한 달간 우울증 약을 뺐다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한 달간 서서히 죽어갔다
결국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상태가 되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생각하지 못한 말을 듣는
충격과 상처와 배신감은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