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집에 오니 찌른 내와 시큼한 막걸리 찌든
내가 나는 방 안에 오래된 서랍장 위에 놓인
끝이 닳아 뭉개지고 꺾인 이쑤시개들이
제일 눈에 띄었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쑤시개 한 개를 몇 수 십 번이나 써
닳디 닳았던 그 이쑤시개들..
그 이쑤시개 한 통마저 다 쓰지 못하고
간 할아버지가 안쓰러워 마지막까지
가장 마음 아프게 한 유품 중 하나였다
나머지 유품들은 남은 낡은 늘 입고 다니던 난닝구 한 장, 낡디 낡은 익숙한 옷 몇 장,
일찍이부터 준비해 놨던 제일 깨끗한 수의 한 벌,
늘 끼고 있던 시계와 늘 달고 다니던 담배들, 술병들,
침대 같지도 않은 침대 하나, 옷장 하나,
작고 오래된 티브이 하나와
그 티브이가 올려져 있던 낡은 서랍장 하나,
할아버지 유품은 방 안에서
하나 둘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되었다
솔이 다 닳아 더 이상 벌어질 틈 없이
벌어진 칫솔도 있었다
정리하면서 내가 나중에 버렸는데
아빠가 크게 화를 냈다
아빠도 할아버지를 이런 방식으로 사랑했던 것일까
뒤늦게 미안함이 몰려왔다